미끄럼틀 탄 서울 집값 살펴보니…강북은 지난해 상승분 ‘반납’, 강남도 ‘위태’

입력 2022-12-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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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누적 아파트값 하락률 -5.21%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울 아파트값이 28주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해 집값 상승분을 모두 반납할 태세다. 전체 25개 자치구 가운데 10곳은 이미 지난해 집값 상승분보다 더 많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지역에서도 송파구와 강동구는 올해 하락률이 지난해 상승률을 앞지르기 일보 직전으로 나타나는 등 아파트값 약세가 계속됐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 분석 결과, 이달 5일 기준 서울의 올해 누적 매매가격변동률은 –5.21%로 집계됐다. 지난해 누적 상승률은 6.42%로 올해 누적 집값 하락률이 1.21%포인트(p) 이상 추가 하락하면 지난해 누적 상승률을 넘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셈이다.

최근 수준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내림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이달 마지막 주에는 지난해 집값 상승분을 모두 반납할 전망이다.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매주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5일 기준 매매가격 하락률은 –0.59%다. 2주 전인 지난달 28일 기준으로는 –0.56%를 기록했다. 단 2주 만에 1.11% 하락한 것이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이미 지난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지역도 10곳에 달한다. 부동산원 통계 분석 결과, 5일까지 도봉구와 성북구, 은평구, 서대문구, 동대문구, 금천구, 중랑구, 종로구, 중구, 강북구는 지난해 누적 상승률보다 더 큰 누적 낙폭을 기록했다.

도봉구는 올해 8.73% 하락해 지난해 상승분 6.33%를 모두 내줬다. 성북구는 7.53% 떨어져 지난해 5.5% 상승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은평구도 7.15% 하락해 지난해 상승분 5.55%보다 1.6%p 더 내렸다. 강북구는 올해 7.14% 하락해 지난해 상승률 3.84% 대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 밖에 서대문구(-6.67%), 중구(-6.35%), 종로구(-5.72%), 동대문구(-5.39%), 금천구(-5.53%), 중랑구(-5.05%) 역시 지난해 상승률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지난해 상승률을 넘는 하락 폭을 기록한 지역은 대부분 강북지역에 집중됐다. 지난해까지 중저가 단지 매수가 집중된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구)의 낙폭이 도드라졌다. 노원구는 올해 누적 8.84% 하락해 서울 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하락률 1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누적 상승률 기준 9.68%로 상계 결과 마이너스를 기록하진 않았다.

강북지역 내 집값 급락 사례는 계속되고 있다. 도봉구 ‘창동주공3단지’ 전용면적 41㎡형은 지난달 24일 4억5000만 원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11월 6억5000만 원에 신고가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일 년 만에 2억 원 하락한 셈이다. 서대문구 대표단지인 ‘DMC파크뷰자이’ 전용 84㎡형 역시 지난달 3일 12억1000만 원에 거래돼 지난해 10월 신고가 14억3500만 원 대비 2억2500만 원 급락했다.

강남지역은 지난해 상승률과 올해 하락률을 상계한 결과 마이너스 전환 지역은 없었다. 다만, 송파구(-6.09%)와 강동구(-5.05%) 등 핵심지역은 마이너스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송파구는 지난해 8.79% 올랐고, 강동구는 5.87% 상승했다.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용 84㎡형은 지난달 6일 일 년 전 신고가 18억9000만 원보다 5억 원 급락한 13억9000만 원에 거래되는 등 내림세가 이어졌다.

반면 서초구는 올해 1.35% 하락하는 데 그쳤고, 강남구 역시 3.00% 내려 선방했다. 지난해 서초구는 8.56%, 강남은 8.29% 상승했다.

정부가 대출 규제 완화 등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 상황을 뒤집긴 어려운 만큼 서울 아파트값 내림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무엇보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상황이라 서울 아파트값이 반등할 조건이 전혀 없다”며 “만약 집값이 대출이자보다 비용보다 더 많이 오른다는 확신만 있으면 대출금리가 아무리 높아도 집을 사겠지만, 지금은 심리가 꺾여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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