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녹색산업 육성에 은행이 앞장 섰다

입력 2009-04-10 10:18 수정 2009-04-1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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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상품 속속 출시...녹색산업 활성화 기대

최근 금융위기 여파로 산업 전반에 걸쳐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 회복을 위해 은행의 역할과 사명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에 경제 회복을 위한 은행권의 다양한 노력과 변화를 집중 조명해 본다.<편집자 주>

최근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친환경산업이 주목을 받으면서 금융권도 이른바 '녹색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녹색산업은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은 걸음마 단계여서 앞으로 성장성이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21세기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다가 올 기후협약과 맞물려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8월 이명박 정부가 녹색뉴딜 정책을 대대적으로 선포하면서 어느 정부보다 녹색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은행들의 본격적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무엇보다도 자본시장의 통합으로 금융회사들이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신규사업이 절실한 실정이다.

◆ 녹색산업 성장 가능성 주목

우선 국책은행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녹색뉴딜 정책에 부응해 태양열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기업과 친환경기업들에 자금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기업 대출과 프로젝트파이낸스, PEF, 벤쳐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올해 1조원(중소기업 3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대상은 ▲저탄소와 관련된 바이오에너지, 풍력, 석탄 액화에너지 ▲환경산업 및 관련설비 제조업 ▲신재생에너지 개발·생산 및 관련설비 제조업 ▲에너지 효율 향상 및 에너지 절약 및 이용 합리화 등이다.

수출입은행도 녹색산업에 올해 1조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지난 3월말 현재 이미 5000억원을 조기 집행한 상태이며,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 보증기관들도 올해 각각 5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국내 시중은행들도 녹색산업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관련 상품 출시는 물론 녹색기업으로서의 이미지 개선에도 주력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월 금융권 최초로 은행장을 단장으로 하는 '녹색금융 경영추진단'을 발족하고 그동안 각 부서별로 산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던 녹색경영 추진업무를 일원화했다. 이어 'KB Green Growth대출'을 출시해 830억원(4월8일 현재)을 판매했으며, 친환경기업 우대 상품인 '사업자우대 적금'도 출시 약 한 달만에 296억(1만1575좌)을 판매했다.

강정원 행장은 녹색경영추진단을 발족하며 "녹색성장은 전 세계가 처한 환경위험과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미 주요 선진국이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경제가 녹색성장 분야에서 선진국을 추월하려면 금융권에서도 적극적인 참여와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저탄소 녹색통장'을 출시하고 3월말까지 1조6000억원(21만여좌)을 모았으며, 대출상품으로는 그린솔라론, LED론, 로봇시대론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밖에 신한은행(신한솔라파워론)과 하나은행(솔라론), 외환은행(마이솔라파트너론) 등도 관련 상품을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아직은 녹색금융이라는 용어도 생소하고 관련 산업도 미약하지만 향후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클 것으로 전망한다”면서“금융회사간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 걸음마 단계...정책지원 절실

은행권이 이처럼 녹색산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다른 산업 못지 않게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중단기적으로 현재보다 최소한 10배 이상 시장 규모가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녹색산업과 관련 금융시장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은행들이 주력상품으로 내놓은 솔라론(태양광발전사업자 대출)은 판매실적이 지난해보다 판매실적이 저조한 실정이다.

이는 최근 금융위기 여파로 관련 산업이 침체된 측면이 있으나 정부 정책의 일관성 부족으로 대기업들이 사업 진출을 꺼리고 있는 점도 주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은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가 조사한 주요 국가별 녹색경쟁력 순위에 잘 나타나 있다. 우리나라는 주요 15개국중에서 11위에 그쳤으며, OECD 국가 평균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지훈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정책 일관성의 경우 개선의 여지가 많으며, 기업의 환경기술도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미약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녹색산업은 아직 초기단계여서 선도기업과의 격차가 크지 않아 역전도 충분히 가능하다”며“미래의 성장산업이라는 관점에서 적극 발굴,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환경 및 에너지 사업의 특성상 사업초기에 거액의 시설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금융권의 자금지원과 관련 상품의 활성화가 매우 절실한 실정이다.

특히 녹색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확고한 장기전략과 금융산업의 지원, 사업자들의 기술경쟁력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맞물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금융권이 녹색산업의 잠재력에 대해 눈을 뜨고 지원 규모를 점차 확대하고 있는 만큼 일관적인 정부 정책과 사업자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있기를 금융권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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