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본 2023년 M&A]②IB전문가들, “M&A 시장 회복 내년 3분기…2차전지, 신재생 유망”

입력 2022-12-11 10:50 수정 2023-01-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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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글로벌 긴축 기조의 여파로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도 혹독한 겨울이 찾아왔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국내 M&A 규모는 지난해 대비 ‘반토막’ 났다. 최근엔 신규 딜(Deal) 자체가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해 프로젝트 딜이 쏟아지며 M&A 관련 법률자문 및 재무실사를 맡은 회계법인·로펌이 인력난에 시달렸던 데 비하면 ‘상전벽해’ 수준이다.

M&A 시장엔 언제쯤 온기가 돌까. 국내 주요 회계법인·로펌 M&A 부문 관계자들은 10명 중 5명이 내년도 M&A 시장 회복이 3분기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성사됐던 딜 중 이연된 건들 외에는 가뭄이 지속되다 금리인상 기조가 완화 수순에 들어가면 차츰 회복될 거란 관측이다.

다만 자금력이 갖춰진 대기업들의 경우 새 비즈니스 트렌드에 발맞춰 ‘사업재편의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계법인·로펌 관계자들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인수에 나선 한화와 미국 반도체·배터리 투자를 추진하는 SK를 비롯해 삼성과 현대차 등이 주목할 곳으로 꼽았다. 유망 섹터로는 올해에 이어 2차전지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봤고 신재생에너지, 자원순환도 ‘핫한’ 분야로 예상됐다.

◇M&A 시장 회복, 내년 3분기 이후…“금리 수준이 좌우”=11일 이투데이가 국내 주요 회계·법무법인(회계법인 삼일, 삼정, 안진, 한영과 법무법인 광장, 태평양, 율촌, 화우, 동인, 바른)의 인수합병(M&A) 부문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10명 중 5명은 내년도 M&A 시장 회복이 3분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로 유동성이 마르면서 국내 M&A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인 사모펀드의 투자가 멈춘 만큼 당분간은 딜 활성화까지 시간이 필요할 거란 분석이 다수를 이뤘다. 금리를 포함한 다양한 시장의 변수들이 예측 가능해지기 전까지는 거래가 활성화되기 어려울 거란 예측이다.

최재웅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은행 예금금리가 6%인 상황에서 10% 전후의 수익이 예상되는 리스크 있는 M&A 투자는 더이상 고려 대상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M&A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내년 1분기쯤 M&A 딜소싱을 시작한다고 가정하면 실제 거래성사까지 시간이 소요되므로 3분기 이후는 되어야 가시적인 거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M&A 거래 회복은 결국 ‘금리 완화 기조 전환’ 여부가 키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M&A 시장의 주축인 사모펀드들이 제로금리로 유지해온 ‘차입매수(LBO)’에 타격을 입은 만큼 금리 인상 기조가 풀어져야 숨통이 트일 수 있어서다.

이응문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금리가 높아지면 사모펀드들의 경우 레버리지로 인수를 많이 하는 만큼 인수금융 금리가 너무 오르면서 딜이 안되는 경우가 많고, LP(출자자)들도 출자를 할때 에쿼티 투자, 모험자본 투자를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며 “고금리 수준이 계속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기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인수금융 비용 증가에 따라 차입을 통한 인수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시장 상황의 불확실성이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동안은 M&A가 주춤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기업 사업재편 신규 딜 노려, 한화·SK 주목…유망섹터는 2차전지=사업 재편과 신사업 창출의 기회로 삼기 위해 신규 딜에 나서려는 전략적투자자(SI)도 대폭 늘 거란 예측도 나온다. 아직까진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떨어지지 않은 상황이나 내년 들어 추가 조정을 받는 M&A 매물을 대기업들이 탄탄한 자금 여력을 바탕으로 노릴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변동범 EY한영 EY-파르테논 본부장은 “대기업들의 경우 유보자금이 많고 최근 특수보다는 적은 규모겠지만 추가재원 확보가 가능한 만큼 중요한 것은 기업의 의지”라며 “금리인상의 직격탄을 맞는 업종을 제외하고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의 투자확대 목적에서 그룹의 전환(transformation)을 위해 내년 상반기부터 투자활동을 활성화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김보훈 안진회계법인 재무자문 파트너는 “SI 중 사전에 돈을 비축해 놓은 곳은 올해보다는 괜찮을 듯 싶다”며 “워크아웃이 됐든 회생을 들어가든 정부가 나서서 정리를 하든 구조조정 시장이 열릴 것인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는 스타트업 부문에서도 M&A 매물이 대거 쏟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회생 절차(법정관리)가 예상되는 배달 대행 서비스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가 대표적이다.

최재웅 바른 변호사는 “스타트업 회사들은 최근까지 기업공개(IPO)를 통해 출구전략(Exit Plan)을 준비했는데 IPO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과도하게 높게 평가된 기업가치도 하락할 수 있다”며 “자발적·비자발적으로 M&A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M&A 시장에서 활약이 예상되는 기업으로는 한화와 SK그룹을 많이 꼽았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지분 인수와 더불어 방산과 에너지 부문 투자가, SK는 미국 반도체, 그린 에너지, 배터리 투자 등으로 기대감을 모았다. 자금 여력이 많은 삼성과 현대차 등도 포함됐다.

유망 섹터로는 2차전지에 대한 언급이 가장 많았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자원순환 등 분야도 많은 관심을 받을 거란 예상이다.

박주흥 삼정KPMG 전무(재무자문부문)는 “메인 플레이어는 튼실한 중견기업 이상, 현금 보유 많은 대기업들이 될 것”이라며 “2차전지, 수소 그린, 바이오, 테크기업에 대한 SI투자가 각광을 받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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