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수분 부족에 내성을 가지게 해 가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담수 미생물 소재가 발견됐다. 이 미생물을 사용한 배추는 7일간 물을 주지 않아도 정상 배추의 90%에 달하는 수분을 머금을 수 있었다.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 피해에 경감 효과가 있는 담수 미생물 소재를 발견하고 그 효과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해부터 수행 중인 가뭄과 한파 등 '식물 환경 스트레스 경감 유용 미생물 소재 개발' 연구를 통해 이번 미생물 소재를 찾아냈다.
연구진은 식물의 가뭄 피해 경감 소재로 경상북도 예천군 효갈저수지에서 리시니바실러스 속(Genus) 미생물을 찾았다.
이 미생물은 두꺼운 세포벽을 가진 막대 모양의 간균으로 건조와 열에 강한 내생포자를 생성해 장기적으로 생존이 가능하다.
현재 리시니바실러스 속은 발효식품, 토양 등 다양한 환경으로부터 분리된 30개의 종을 포함하고 있으나, 식물의 가뭄 피해 경감 효능은 아직 보고된 바 없다.
연구진은 가뭄에 취약한 배추를 대상으로 이번 리시니바실러스 속 미생물을 처리해 효능을 확인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 7일간 물을 주지 않았을 때 상대 수분함량이 40.9%였던 배추가 리시니바실러스 속 미생물을 처리할 경우 76.8%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상 배추의 상대 수분함량(85%)의 90%에 해당하는 수치다.
연구진은 리시니바실러스 속 미생물이 식물의 환경 트레스 지표 물질인 말론 디알데하이드의 생성량을 28% 감소시켜 배추의 가뭄 스트레스 지수를 낮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배추의 무게, 잎 수 및 크기, 총 엽록소 함량에서도 개선된 효과를 보였다.
낙동강생물자원관은 관련 산업계와 협력해 미생물농약 제품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식물이 기후변화에 내성을 키울 수 있도록 담수 미생물 활용 연구를 가뭄에서 침수, 냉해, 열해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상철 낙동강생물자원관 미생물연구실장은 "이번 연구 결과가 기후변화 때문에 점차 빈번해지는 가뭄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며 "담수 생물자원을 활용해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