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가격 1년 반 만에 1500원대…내년 국제유가 더 내려가나

입력 2022-12-1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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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기준, 휘발유 1584원으로 하락
가격 안정화, 국제유가 안정세 덕분
정부는 유류세 인하 폭 감소 검토 중

▲지난 4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지난 4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국제유가가 안정세로 접어들며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 가격이 1년 반 만에 리터당 평균 1500원대로 떨어졌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리터당 1584.79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9일 리터당 1593.82원으로 하락한 뒤 1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휘발유 판매가격이 리터당 1500원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6월 28일(1598.52원)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국내 휘발유 판매 가격이 안정세로 접어든 것은 국제유가가 빠르게 하락한 덕분이다.

올 상반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유가는 지난 3월 배럴당 130달러대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하락세로 전환해 최근 7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긴축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유가는 약세 흐름을 보였다.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도 지난 6월 30일 2144.90원까지 치솟는 등 한때 리터당 2000원을 돌파했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되살아나며 국제유가가 내년엔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CNBC에 출연한 미즈호 증권의 로버트 야거 애널리스트는 세계 유가 변동의 기본이 되는 서부텍사스유(WTI)가 배럴당 70달러 선이 무너지면 이후 자유낙하 국면에 진입, 60달러 초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국제유가 전망치가 내려가자 정부는 유류세 인하 카드를 검토 중이다. 현재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역대 최대폭인 37%로 시행하고 있는데, 내년에 이 폭을 줄여가며 세율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연료 수요가 많은 겨울철에는 인하 폭을 어느 정도 유지하되 이후 국제유가 동향을 살피며 인하 폭을 줄여가는 방식이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는 것은 유류세 인하에 따라 세수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정부는 국제유가 급등에 대응해 2021년 11월부터 6개월간 유류세를 20%, 올해 5~6월 30%, 7월부터 연말까지는 37% 인하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교통·에너지·환경 세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1% 줄어든 9조4000억 원 수준이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세수에 큰 영향을 끼친 셈이다.

아직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경유에 대해서는 인하 폭을 줄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11일 전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5.91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여전히 휘발유와 ‘가격 역전’ 상태는 유지되고 있다.

올해 5월 11일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서며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이러한 가격 역전은 2008년 6월 이후 처음이다. 6월 13일부터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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