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폐 시대 와도…은행 역할 안 줄어든다

입력 2022-12-11 14:38 수정 2022-12-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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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 ‘디지털화폐와 은행의 역할’ 보고서 발표
“은행, CBDC 유통ㆍ민간 디지털화폐 발행 기능 담당할 것”

디지털화폐가 본격적으로 발행되더라도 은행의 역할은 축소되지 않고,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11일 ‘디지털화폐와 은행의 역할’ 보고서를 통해 새로운 디지털화폐 체제 아래에서도 은행은 법정화폐의 유통을 담당하고 민간 디지털화폐도 발행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화폐의 디지털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미래 디지털화폐는 법정화폐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민간발행 준(準)화폐인 법정화폐담보형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법정통화에 가치가 연동되는 코인) 중심으로 재편ㆍ발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연구원은 디지털화폐가 본격적으로 발행돼도 은행의 역할은 크게 바뀌지 않고 오히려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이 고객과의 접점 역할을 하며 CBDC의 배포와 환수를 담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실물화폐인 현금 발행 매커니즘과 유사하게 중앙은행이 CBDC를 제조·발행하고 은행이 이를 고객에게 유통하는 2단계 구조를 취하면, 은행의 자금중개기능이 크게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이외에도 CBDC 보유한도 설정, 예금보호한도 상향 조정 등 디지털화폐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여타 보완장치를 마련할 수 있어 은행의 기능이 크게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민간발행 화폐로 기능할 준 화폐적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관련한 은행의 역할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은행이 예금과 유사한 성격을 갖는 준 화폐적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은행은 예금에 대해 지급준비금을 예치해야 하고 BIS 자기자본비율을 준수해야 하는 등 이미 자본과 유동성 규제가 작동하고 있고 예금보험에도 가입하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은행의 자금조달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도 준 화폐적 스테이블코인 발행 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 CBDC 도입과 여타 민간 발행 스테이블코인의 등장으로 은행예금이 일부 대체될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법정화폐와 이를 근간으로 창출되는 은행예금으로 구성된 현재의 이중통화시스템에서 은행 부문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향후 형성될 새로운 디지털화폐 체제 아래에서도 은행이 CBDC를 기반으로 민간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는 등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 연구위원은 “최근 미국과 일본에서는 민간은행들이 중심이 돼 은행예금을 토큰화한 준 화폐적 스테이블코인 발행 실험 등이 진행 중”이라며 “우리나라도 이와 관련한 심도 있는 논의와 규제 정비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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