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부동산 시장 더 우울하다…“집값 3.5% 하락·건설사 줄도산 우려”

입력 2022-12-12 11:23 수정 2022-1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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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산업연구원, 2023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기자간담회

자금경색에 미분양 늘어나며
내년 상반기부터 줄도산 속출 '우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집값 내림세가 내년에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파트값은 주택보다 더 하락해 서울 아파트값은 4% 떨어지고, 지방 아파트는 5.5%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주택 인허가 물량은 올해보다 30% 줄어든 38만 가구 수준으로 예상되고, 착공과 분양물량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에 자금경색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건설사들의 줄도산 우려 역시 현실화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이들 업체에 자금을 지원한 2금융권의 부실로 전이돼서 우리 경제에 2차 충격이 가해질 가능성도 있다.

12일 주택산업연구원은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3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내년도 부동산 시장 전망을 내놨다.

주산연은 경제변수와 주택수급지수를 고려한 예측모형을 통해 내년 전국 주택가격을 예측한 결과, 매매는 3.5%, 전세는 4.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세는 1.3%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덕례 주산연 선임연구위원은 “고금리와 경기 위축, 부동산 세제 정상화 지연 등으로 내년에도 집값 내림세가 지속할 전망”이라며 “다만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정점을 지나고, 완화된 공시가격과 주택 세제가 시행되는 5월부터 하락 폭이 둔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 기조와 집값 고점 인식 영향으로 매매 수요가 전·월세로 전환되고 있다. 기준금리 하향 전환까지 월세 상승세도 지속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인천·대구·세종에서 시작된 집값 내림세가 올해 6월 이후 전국적인 급락세로 확산하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주택 거래량은 작년의 절반 수준인 54만 가구 수준으로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최소거래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집값 내림세가 꺾이고 매수심리가 되살아나면서 거래량은 올해보다 39% 증가한 75만 가구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고금리와 집값 하락 전망 등에 따라 매매수요가 전·월세로 전환되면서 올해 9월 말까지 거래는 작년 대비 49% 감소했지만 전·월세 거래는 26.3% 증가했다”며 “수요 급증과 고금리에 따른 월세 상승세는 내년 하반기 중 기준금리 하향조정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 주택 인허가 물량은 올해보다 3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집값 하락으로 분양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올해 인허가 물량은 밀어내기로 작년과 비슷한 55만 가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착공과 분양물량은 20% 감소했다.

고금리와 집값 급락, PF 중단으로 인해 내년 상반기 중 건설업체 부도가 급증하고, 하반기부터 제2금융권 부실로 전이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영선 주산연 연구위원은 “고금리와 집값 급락으로 주택시장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현재 부동산 PF가 거의 중단된 상태이며, 브릿지론과 ABCP(자산담보부 어음)로 지원된 자금 대환이 막히면서 건설업체의 자금난이 증폭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 연구위원은 이어서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내년 상반기 중 보유 현금이 부족한 건설업체부터 부도가 속출하고, 하반기부터는 이들 업체에 자금을 지원한 2금융권의 부실로 전이돼서 우리 경제에 2차 충격이 가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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