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안전자산선호…정기예금으로 머니무브

입력 2022-12-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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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미만 정기예적금 증가율 11년10개월만 최고, 전월비로는 역대최고
보험사·증권사 등 자금확보 비상에 MMF 감소율 7개월째 역대 최대
돈의 흐름 엿볼수 있는 통화승수 석달만에 반락

(연합뉴스)
(연합뉴스)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정기예금으로의 머니무브가 가속화하고 있다.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이자가 낮은 단기성 상품에서 돈을 빼 정기예금으로 갈아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협의통화(M1)와 광의통화(M2) 증가율은 각각 14년7개월과 4년5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돈이 얼마나 잘 돌고 있는지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통화승수도 석달만에 떨어졌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M1은 전년동월대비 3.5% 감소한 128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평잔, 원계열기준). 이는 2008년 3월(-10.6%)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전월에도 마이너스(-)0.4%를 기록하며 14년5개월(2008년 4월 -2.3%)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바 있다.

M2는 5.9% 증가한 3752조9000억원을 나타냈다. 이 또한 2018년 5월(5.9%)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M1이란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을 포함한 개념이며, M2는 M1에서 MMF,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및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형상품, 2년미만 정기예적금 등을 포괄한 개념이다. M1과 M2는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금성자산으로 불린다.

M2를 상품별로 보면 요구불예금은 3.4% 감소한 392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두달연속 감소세며, 1998년 12월(-8.1%) 이후 23년10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도 5.9% 줄어든 730조1000억원을 보였다. 이 역시 석달째 감소세며, 1998년 12월(-12.2%) 이후 최대 감소율이다.

MMF 또한 85.3% 급감한 10조8000억원을 나타냈다. 11개월 연속 감소세며 7개월째 역대 최대 감소율을 경신 중이다.

반면, 만기2년미만 정기예적금은 20.8% 증가한 150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0년 12월(21.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기관별로 보면 보험사와 증권사 등을 포함한 기타금융기관은 4.4% 줄어든 555조9000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두달째 감소세며, 2017년 10월(-4.4%) 이후 최저치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8.6% 증가한 1856조8000억원을 보였다. 이는 올 2월(8.0%) 이후 가장 적은 증가율이다. 기업은 6.5% 늘어난 1113조9000억원으로 전월(5.9%)보단 증가율이 늘었다.

M2에서 2년이상 장기금융상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유동성(Lf)은 5.6% 증가한 512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Lf에서 국채와 회사채, 기업어음(CP) 등을 포함한 광의유동성(L)(말잔, 원계열기준)은 5.9% 늘어난 6516조2000억원을 보였다. 이는 각각 2017년 7월(4.6%)과 2004년 1월(5.6%) 이래 가장 적은 증가율이다.

한편, 전월과 견줘보면 M1은 1.9% 감소한 1294조7000억원을, M2는 0.4% 증가한 375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평잔, 계절조정기준). 특히 M1은 넉달연속 감소세로, 2007년 4월(-8.2%)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만기2년미만 정기예적금은 3.2% 증가한 1500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2.1%)과 MMF(-54.9%)는 역대 최저 증가율을 보였다.

본원통화는 전월보다 1.9% 증가한 270조8000억원을 기록해 석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본원통화 대비 M2로 산출하는 통화승수는 13.88배에 그쳤다. 7월 13.55배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이래 두달연속 증가세가 꺾인 것이다.

정진우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9월달과 기저가 비슷하다. 금리상승과 안전자산 선호 강화가 이어지고 있다. 시중은행 금리가 많이 오르다보니 정기예적금이 최대폭으로 증가한 반면, 수시입출식예금 증가폭은 최저수준으로 감소했다. 기타금융기관들도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MMF를 줄였다”며 “통화승수 역시 레고랜드 이슈 등이 터지며 자금이 잘 돌지 않고 은행권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하면서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어 “11~12월까지는 이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다만 12월엔 금리인상 속도가 줄고 있어 이같은 기조가 좀 덜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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