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창간 133년만에 첫 여성 편집장 탄생

입력 2022-12-13 15:29 수정 2022-12-1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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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타임스 편집장 출신 엠마 터커 임명
디지털 성장·구독자 확대 공로 인정받아
영국 정부 방역 실책 폭로 등 깊이 있는 기사 발굴 지원

▲엠마 터커. 출처 트위터
▲엠마 터커. 출처 트위터
미국의 유력 경제종합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33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편집장이 탄생했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WSJ의 모회사 뉴스코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회사를 이끌었던 매트 머레이 현 WSJ 편집장의 후임으로 베테랑 영국 기자 엠마 터커(56)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터커는 내년 2월 편집장으로 WSJ에 합류, 인수인계 과정을 거쳐 3월부터 본격적으로 편집국을 총괄할 예정이다. 머레이는 편집장에서 내려온 후 뉴스코프에서 임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여성 언론인이 WSJ의 편집장이 된 것은 1889년 창간 이후 처음이다. 133년 만에 WSJ의 유리천장을 깬 터커는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나서 FT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17년간 FT 기자로 활동하다 2007년 더타임스에 합류, 2013년에는 부편집장이 됐다. 2020년에는 더타임스의 자매지인 선데이타임스에서 편집장을 맡았다. 더타임스 역시 뉴스코프의 자회사다

터커는 선데이타임스의 디지털 성장을 이끌고 독자층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더타임스와 선데이타임스의 인터넷판 구독자 수는 지난 2019년 말 32만 명에서 2022년 9월 45만 명으로 50% 가까이 급증했다.

또한 그는 코로나19 사태 초반 영국 정부의 방역 실책에 대한 깊이 있는 기사들을 다수 발굴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터커가 편집장으로 있을 당시 보도된 영국 왕실의 금융 거래에 대한 일련의 특종 기사도 화제를 모았다.

로버트 톰슨 뉴스코프 최고경영자(CEO)는 “신임 편집장이 된 터커는 디지털 시대에 대한 안목을 갖춘 명석하고 비전이 있으며 의욕적인 언론인”이라면서 “그의 글로벌 비전과 경험은 WSJ의 막대한 국제적 기회가 있는 이 시기에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뉴욕타임스(NYT)처럼 유료 온라인 구독 서비스로 사업 모델을 전환했다. 유료 구독자 수는 2018년 160만 명에서 올해 3분기 320만 명으로 두 배 증가했다.

한편 이번 터커의 선임 소식은 WSJ의 모회사인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프가 자회사인 폭스코퍼레이션과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합병이 성사된다면 폭스코퍼레이션이 보유한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와 WSJ가 한 지붕 아래에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 두 회사 이사회는 합병을 검토하기 위해 새 위원회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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