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대" 도심 빌딩풍 구현 'UAM 시험 센터' 들어선다

입력 2022-12-15 05:00 수정 2022-12-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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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 특수목적 유·무인 드론 산업생태계 조성 지원사업 주관기관 선정
강원 원주에 290억 원 들여 '미래항공기술센터' 구축…2024년 완공
국내 최초 도심 빌딩풍 재현한 세계 최대 규모 비행 조종 안전성 평가 시스템 갖춰

▲전시된 도심항공교통(UAM) '볼트라인' (조현호 기자 hyunho@)
▲전시된 도심항공교통(UAM) '볼트라인' (조현호 기자 hyunho@)

도시 교통난 해결사로 부상한 '도심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
지난달 한국을 들썩였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초대형 미래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에도 UAM이 등장한다. 국토교통부는 미래 모빌리티로의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도심항공교통정책과'를 신설하고 2025년 UAM 상용화를 추진한다. 현대차·한화·LG·SK·롯데·KT 등 대기업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앞다퉈 UAM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SF영화에서나 등장했던 UAM이 도시를 누비는 광경을 보는 것도 멀지 않았다. 국토부 로드맵을 보면 2025년 UAM이 도심 권역 30~50㎞ 구간을 중심으로 운행이 가능하다. 서울 잠실에서 김포공항까지는 약 20분, 잠실에서 여의도는 5분이면 이동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UAM 상용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기술 개발 등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에 앞서 선행돼야 하는 것이 안전 문제다. 기체의 안전성을 시험하고 어느 정도의 성능을 갖춰 어떤 상황에서 운행을 할 수 있는지, 또 그에 대한 인증은 확보했는지 등 안전 관련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에 정부는 국내 유일 공공 종합시험인증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을 '특수목적 유·무인 드론 산업생태계 조성 지원 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 UAM의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이미 '우주부품시험센터', '항공전자기 기술센터'를 운영하며, 항공과 미래 모빌리티 분야 노하우를 쌓은 KTL은 29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강원 원주에 '미래항공기술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특수목적 유·무인 드론 시험평가센터' 조감도 (사진제공=한국산업기술시험원)
▲'특수목적 유·무인 드론 시험평가센터' 조감도 (사진제공=한국산업기술시험원)

◇ 장비에 쓰인 예산만 전체 사업비 85% 달해…"유니크한 장비와 시설 구축"

중·대형급 유·무인 드론 기체 플랫폼·시스템에 대한 시험평가 기반 구축 및 지원체계 조성을 위한 '미래항공기술센터'는 한국의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새로운 도전이다.

그간 국내에서는 작은 드론만을 상대로 한 시험센터는 존재했으나 UAM과 같은 중·대형급 드론의 경우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참고할 수 있는 유사 사업이나 기관도 전무한 상태다.

이에 KTL은 전체 사업비의 85%를 장비 구축에 사용했을 만큼 센터의 질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타 사업의 장비 구축 비용이 60% 이하인 점을 고려하면 '미래항공기술센터'의 기술력과 시험 범용성, 전문성에 들이는 공이 어느 정도 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조정현 KTL 미래항공기술센터 센터장은 "높은 수준의 성능을 보유한 장비의 유용성, 시험수요, 이용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도 컸지만 여러 해외시험기관과 소통하며 매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라며 "추후 KTL의 고객이 되고 싶다는 해외 기관도 있을 만큼 이 사업은 매우 유니크한 장비와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항공기술센터 주요 시험평가 서비스 (자료제공=한국산업기술시험원)
▲미래항공기술센터 주요 시험평가 서비스 (자료제공=한국산업기술시험원)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대 규모로 도심 빌딩풍 구현…강우·강설 등 악천후 상황도

UAM은 도심에서 운영되며, 일반 시민을 상대로 운용되는 기체이기 때문에 소음이나 추락 가능성 등 대중의 불안과 우려를 줄이기 위해 기체의 안전을 확보하고 운용 소음을 최소화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이에 KTL은 독보적인 평가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우선 비행조종안정성 평가다. 이 장비에만 들어간 예산이 50억 원에 이른다.

바람환경 모사장치를 활용해 도심 내 빌딩풍, 국지성 돌풍 등에 대한 비행조종안정성 시험을 제공한다.

드론은 도심지역에서 저고도 최대 600m 이내에서 운용되는 것을 고려해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바람 및 돌풍에 대한 안정성 확보가 필수다. 현재 빌딩풍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는 시험센터는 아직 국내에 없다.

센터는 약 2000개의 소형팬으로 구성된 윈드 시뮬레이터(너비 18mX높이 6m)를 구축해 제한된 공간에서 직선 바람뿐만 아니라 풍량·풍향 제어를 통해 빌딩풍, 국지성 돌풍 모사 등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바람에 대한 내풍 시험을 진행한다. 세계 최대 규모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장비(4mX3m)와 비교하면 그 크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동형 소음평가도 가능하다. 이 장비의 예산은 30억 원이다.

이륙과 착륙 등 비행 조건, 기체 특성, 기상환경 등 비행체에서 나오는 소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드론의 소음 평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소음평가는 고정형 소음 시험시설을 통해 진행돼 드론 소음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들을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반해 센터는 비행 데이터·무선 소음 데이터·기상데이터 수집 장비와 정밀 위치 측정 장비 등이 탑재된 이동형 시험센터를 구축해 다양한 비행 환경을 고려한 정밀 시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5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복합환경 시험평가다.

도심 환경 및 악천후·악기상 환경에서 비행하거나 기체 부품의 고장 등으로 인한 사고 위험 예방을 위해 대형환경시험챔버(길이 32mX폭 25mX높이 18m)를 구축해 강우, 강설, 결빙 등에 대한 내환경성 시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비행조종안정성 평가시스템과 연계 시험이 가능한 복합 시험시설을 마련해 다양한 환경 조건 하에 드론 시험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 수입 부품 대체·사업화 촉진·기업 육성 등 기대효과 '무궁무진'

센터 건립으로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는 무궁무진하다.

현재 대부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드론·항공 부품의 국산화 여건에 대한 기반 구축으로 해외 제품 수입 의존도를 줄여 유지보수 비용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 또 드론 분야 부품·기체에 국제 수준의 품질인증 기준 정립과 시험평가를 통해 국내 기업의 국제경쟁력 확보로 수출 활성화도 기대된다.

국내 드론 분야 기업 대상으로 기술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스타트업·중소기업의 기술개발 및 사업화 촉진을 통한 생산 증대와 드론 핵심부품 및 비행체 개발에 역량 있는 스타트업·중소기업 집중 지원하는 등 기업 육성도 가능하다.

비행체 비행안정성 및 핵심부품 신뢰성 원스톱 검증을 통해 사용자 편의·신뢰 증진으로 이어져 UAM 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여도 상당할 전망이다.

특히 드론 및 UAM에 대한 기술 구현 및 신뢰성 부여로 비행체 배터리 충전, 소프트웨어 개발, 보험 등 관련 서비스 산업으로의 연계도 가능하다.

박정원 KTL 부원장은 "미래항공으로 부상하고 있는 UAM 등 드론에 대한 부품 개발부터 양산 단계까지 전 주기에 걸친 시험 서비스와 전문 기술 컨설팅을 제공해 핵심기술·부품 국산화 등 국내 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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