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호’ 타이틀 뺏긴 머스크, 주주들에게는 쓴소리 들어

입력 2022-12-1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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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펀드 대표 “테슬라엔 CEO가 없다” 일갈
트위터 논란에 테슬라 브랜드 가치 훼손됐다는 주장도
테슬라 주가 올해 54% 넘게 떨어져
머스크, 주가 급락에 순자산 1070억 달러 증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8월 25일(현지시간) 텍사스 브라운스빌에 있는 스페이스X 스타베이스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손을 흔들고 있다. 브라운스빌/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8월 25일(현지시간) 텍사스 브라운스빌에 있는 스페이스X 스타베이스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손을 흔들고 있다. 브라운스빌/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주주들의 원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트위터에 정신 팔려 ‘본업’인 테슬라 CEO직이 뒷전이 되면서 회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5000만 달러(약 648억 원)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보유한 퓨처펀드의 게리 블랙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서 “현재 테슬라에는 CEO가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트위터 논란이 테슬라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시키고 있다”면서 “테슬라 운전자들은 더는 자신의 차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월가에서 대표적 테슬라 지지자로 꼽히는 로스 거버 거버가와사키 자산운용 CEO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 이사회를 겨냥해 “이 중요한 시기에 매일 같이 테슬라를 운영하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사실상 CEO직에 이름만 걸어놓고 트위터에 매달리고 있는 머스크를 일갈한 것이다.

거버 CEO는 이어 “다른 회사에서 일하는 CEO 외에 테슬라에는 전혀 잘못된 것이 없다”면서 “테슬라는 확실하게 회사에만 집중하는 CEO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도 했다.

테슬라의 주식은 올해 들어서 54% 넘게 떨어져 창사 이래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벤치마크인 나스닥지수가 올해 28% 떨어진 것을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더 떨어진 셈이다. 테슬라 주가가 연간 기준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6년(-10.97%)이 유일했다.

본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곳에 일을 벌이는 머스크 CEO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주가가 30% 가까이 하락했을 때부터 머스크에 본업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머스크는 지난달 자신이 받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보상 패키지 관련 재판에서 트위터 인수 후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트위터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시간이 지나면 트위터를 운영할 다른 사람을 찾을 것을 기대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위터와 관련한 잡음은 이어졌고, 급기야 테슬라가 차량 출하 계획을 축소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 이런 상황에서도 머스크는 테슬라가 아닌 자신이 이끄는 스페이스X와도 뉴럴링크 관련 사업에 대한 소식을 트위터로 꾸준히 업데이트해왔다.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머스크는 ‘세계 최고 갑부’ 타이틀마저 내주게 됐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13일 기준 머스크의 순자산은 1640억 달러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1710억 달러)에게 세계 부호 1위를 내줬다.

이날 테슬라 주가가 4% 넘게 하락 마감하면서 그의 순자산이 하루 새 39억5000만 달러 줄어든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반면 아르노 회장의 순자산이 이날 41억3000만 달러 늘어나면서 머스크를 앞지르게 됐다. 머스크의 순자산은 올해에만 1070억 달러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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