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노동·연금·교육 개혁’ 드라이브…“총선 비전 성격”

입력 2022-12-1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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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교육부 장관이 개혁 추진 로드맵을 제시하면서다.

3대 개혁은 윤 대통령이 대선 때부터 내세운 공약이다. 국정과제 중간점검을 하며 3대 개혁 로드맵을 제시하며 재차 거론하는 건 입법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내후년 4월 총선에 내놓을 비전의 성격도 짙다는 분석이다. 로드맵 제시에 앞서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3대 개혁에 대해 ‘시대적 요구’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설명에 나선 배경이다.

내년 상반기 '근로시간ㆍ임금 개편', 하반기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

우선 이정식 노동부 장관이 발표한 노동시장 개혁 추진 로드맵을 보면 내년 상반기 내 임금·근로시간 개선 입법을 추진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과제 추진에 착수한다.

당장 입법을 추진하는 근로시간제 개선은 △연장근로시간 관리단위를 주·월·분기·반기·월 단위로 개편하고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현행 ‘연구·개발(R&D) 등에 한해 1개월’에서 ‘전체 업종에 3개월’로 확대하며 △탄력적 근로시간제 실효성을 제고하는 내용이다. 임금체계는 연공서열 중심 호봉제에서 직무급제로 개편해 노동시장 임금 격차 해소와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을 유도한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과제들을 구체화하고 착수한다. 이정식 장관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 지금 조선업에서 진행하는 상생협의체 등 원청과 하청의 상생 방안, 모든 일하는 분들의 보호,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산업 환경 변화에 반영해 동일가치 노동에 동일임금 원칙 하의 파견제도 개편 등 지속적 개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을 5인 미만 사업장, 나아가 1인 자영업 등까지 확대하는 방안에 또 파견직에도 동일노동ㆍ동일임금을 적용하는 것 모두 입법 사안이다.

내년 10월 국민연금 개혁안 발표…건보, 중증질환 지원 집중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제시한 연금 개혁 추진 로드맵은 국민연금 개편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의 재정추계, 국회와 전문가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국민연금 장기재정추계는 내년 3월에 발표될 예정이고,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와 전문가 및 국민 의견 수렴을 더한다. 이를 통해 내년 10월에 국민연금 제도개혁안을 발표하고 이를 실현키 위한 입법에 착수한다.

윤 대통령은 "연금개혁은 우리나라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문제로, 노동ㆍ교육개혁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공론화를 통해 한 번 결정이 되면 그대로 30~50년은 가야 한다. 이번 정부에서 연금개혁의 완성판이 나오도록 시동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건강보험 개편도 밝혔다. 이는 윤 대통령이 여러 차례 언급한 바로 전임 문재인 정부가 건보 보장성 확대에 무게를 둔 '문재인 케어'와 반대되는 기조다. 윤 대통령은 "중요한 건 누구나 몸이 이상할 때 아무 때나 병원에 가서 원하는 모든 진료를 받는 게 아니고, 비용이 많이 드는 중증질환에 걸렸을 때 돈 걱정을 하지 않고 제대로 치료 받는 것이다. 이 취지대로 정상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 수요 맞춘 인재 양성에 교육 디지털화…교육자유특구 도입해 지방부터 공교육 정상화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내놓은 교육 개혁 로드맵에서는 학생과 가정, 지역, 산업 및 사회에 맞춘 개혁안들이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기초학력 보장과 대학규제 혁파, 반도체·디지털·바이오헬스 등 첨단 분야 인재양성 등 현재 진행 중인 정책을 설명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에 유아교육·보육 통합과 초등늘봄학교를 추진하고, 내년부터 이뤄지는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 신설과 지역혁신중심 대학 지원체계(RISE) 구축을 거론했다. 또 2025년 상반기에는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고, 같은 해 하반기에는 AI(인공지능) 튜터를 적용한다.

또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방 교육자유특구 도입을 밝히기도 했다. 우 위원장은 "교육자유특구를 도입해 지방에서도 인재가 정착토록 하고,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사교육비 절감을 지방에서부터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법 필요한 3대 개혁 내세워 총선 표심 호소…내년 상반기 2차 회의

▲15일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 한 상점 TV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정과제점검회의가 생중계 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15일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 한 상점 TV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정과제점검회의가 생중계 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3대 개혁과 연계 정책들은 당장 내년부터 윤 대통령 임기 내내 입법이 필요하고, 로드맵을 통해 구체적인 추진 시점을 제시했다. 이는 여당이 많은 의석을 차지해야 한다는 비전, 명분이 된다. 내후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정과제를 내세워 표심에 호소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3대 개혁에 관해 "사람들이 표 떨어진다고 한다고 하지만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오히려 표심을 움직일 명분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윤 대통령이 근로기준법 확대에 대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데 국회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 것, 또 연금개혁특위 위원장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 자리에서 "3대 개혁 골든타임인데 여소야대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안 된다고 하니 잘 안 되고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입법이 필요한 국정과제들을 위주로 내세우면서 의석이 필요하다고 국민들께 호소할 필요가 있다”며 “총선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되는 내년 초에도 속도를 낼 과제들을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내년 상반기에 두 번째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열어 이날 다루지 못한 국정과제들에 대한 점검에 나선다. 외교ㆍ안보를 비롯해 추가로 주제를 추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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