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의 흥국생명 유상증자 참여에 제동을 건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태광산업 투자 목적을 ‘일반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15일 트러스톤은 이같이 밝히며 “2021년 10월 이호진 회장 출소 이후 태광산업의 경영 행태는 퇴보하고 트러스톤의 요청은 묵살됐다”고 밝혔다.
이날 트러스톤은 입장문을 통해 투자 목적 변경이 급작스러운 결정은 아니라고 했다. 이들은 “2020년 투자 결정 이후 태광산업의 주주로서 경영진과 수차례에 걸친 비공개 면담 및 주주 서한을 통해 기업 가치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대화를 시도했으나 요청은 묵살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경영권 위협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트러스톤은 “기관투자가 및 주요 주주로서 외부에서 조력자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이사회에 필요한 조언을 드리고 시장과의 소통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돕겠다”고 했다.
트러스톤은 “투자 목적 변경은 특별한 대우를 받고자 함이 아니다”라며 “대주주의 사적 이익을 위해 소수 주주의 이익을 희생하지 말아 달라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요청”이라고 했다.
또 “경영 컨설팅 종료 예정 시점(2022년 4월)이 한참 지난 현재까지 현금성 자산의 활용방안에 대한 공유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6월 트러스톤의 2차 주주 서한에 대한 답변을 통해 액면분할 등 유동성 확대 요청을 거부했다”며 “태광산업의 주식 유동성 확대방안 거부의 실질적인 이유가 태광산업의 투자 매력도와 기업 가치를 낮춰 승계작업을 쉽게 진행하고 대주주의 지배권을 유지하는 등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트러스톤은 “2022년도 배당 금액을 전년 1550원 대비 200원 상향한 1750원을 제시했으나 배당 성향 측면에서는 전년도 0.85% 대비 후퇴한 0.46%”라며 “이는 국내 코스피 상장사 평균(20.68%) 및 화학업종 평균(22.93%) 대비 극도로 낮은 수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태광그룹의 비상장사, 특히 대주주 이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의 경우 높은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상장기업 주주에 대한 주주 환원은 인색한 반면 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이 소유하고 있는 비상장기업에서는 매우 관대한 배당 성향”이라고 했다.
트러스톤은 대주주가 불법으로 태광산업의 부를 편취해왔다고도 주장했다. 트러스톤은 “이 회장은 태광산업이 생산하는 섬유제품을 빼돌려 거래하는 ‘무자료 거래’를 통해 횡령을 했다”며 “임직원 급여, 기비밀비 등의 항목을 허위로 회계처리해 부외자금을 조성한 범죄사실 등의 혐의로 2019년 6월 13일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 확정 판결된 바 있다”고 했다.
이들은 “태광산업의 현 사내 및 사외이사가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며 “주주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투자 목적을 전환하고 목적에 부합하는 주주 활동을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