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화끈하게 10 대 0 하라" 자신감…박근혜 때처럼 부당한 권력 맞서는 그림
유승민 지지율 최근 여론조사서 2위와 4배차 기록…친윤, 실책 지적 "구태여 논란 만들어"
이른바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반윤’(反윤석열)인 유승민 전 의원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와 사석에서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룰을 당원 100% 투표로 하는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어 ‘친윤’(親윤석열) 당권을 위한 주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후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가타부타 반응을 하지 않고 있지만,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이 당원 100% 의견을 지도부에 전달하면서 ‘윤심’이 당에 작동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를 두고 유 전 의원을 비롯한 당내 반윤 측에서는 반발이 나온다. 하지만, 당사자인 유 전 의원은 15일 TBS라디오에서 “9 대 1(당원 대 여론조사)은 좀 구질구질하지 않나. 화끈하게 10 대 0으로 하든지, 엿장수 마음대로”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 전 의원은 그러면서도 16일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에 45년 형을 구형했고 22년 확정판결을 받았다. 그 중 공천개입이 2년 징역형”이라며 “헌법과 법률을 누구보다 엄격하게 지켜야 할 공무원은 바로 대통령이다. 민심이 두렵지 않나”라면서 당원 100% 룰이 부당한 처사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권력자의 부당한 탄압에 맞서는 그림은 이목을 끌기 충분하다. 유 전 의원이 박근혜 정부 시절 여당 원내대표로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정부 정책 기조에 반대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것도 이런 이유다.
관련 뉴스
이는 여론조사 결과에서 드러나고 있다. 여러 조사 주체의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 모두 유 전 의원 지지율이 압도적이다.
미디어토마토 조사(13~14일 1051명 대상 표본오차 ±3.0%포인트)에서 유 전 의원은 37.5%로 2위인 안철수 의원 10.2%의 4배에 달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조사(12~14일 1000명 대상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도 유 전 의원은 27%로 2위인 안 의원 7%의 4배로 집계됐다.
이에 친윤 측에서도 전략상 실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원래대로 7 대 3으로 하든 9 대 1로 바꾸든 유 전 의원이 당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았는데, 구태여 당원 100%를 수면 위로 올려 논란을 자초한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유 전 의원 측에서 방해공작을 한 건 아닌지 의심될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