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반등에 성공하면서 회복세로 돌아설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경기 수원시, 송도신도시가 속한 인천 연수구 등 핵심지들이 떨어진 가격을 기반으로 거래량이 반등하면서 집값 ‘바닥론’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과 경기부동산포털 통계 분석 결과 지난달 서울과 경기 아파트 거래량은 10월 대비 모두 늘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82건으로 10월(559건) 대비 약 22%(123건) 상승했다. 5개월만에 최고치다. 경기지역 아파트 역시 지난달 2891건을 기록해 전월(2688건)보다 약 7.5%(203건) 늘었다. 지난달 최종 아파트 거래량은 연말까지 열흘가량 신고 기한이 남은 만큼 단순 계산으로 이날 거래량 대비 약 30% 이상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 반등은 이례적이다. 올 하반기 서울을 포함한 전국 아파트값이 하락하면서 거래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서울시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월 1731건에서 6월 1068건으로 줄었다. 이후 7월 641건으로 더 줄어든 이후 10월까지 거래량이 계속 줄면서 500건대까지 감소했다. 경기지역 역시 5월 5731건에서 거래량이 우하향하면서 2000건 중반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달 서울 강남지역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인천 연수구 등 핵심지 거래량이 10월 대비 모두 반등에 성공했다. 먼저 서울에선 강남구가 10월(27건) 대비 11.1% 늘어난 30건의 실거래 사례가 신고됐다. 서초구 역시 이 기간 17건에서 28건으로 64.7% 급증했다. 인천 연수구는 10월 131건에서 지난달 196건으로 약 49.6% 늘었고, 경기 수원시 영통구 역시 10월 85건에 그쳤지만, 지난달 128건으로 50.5% 급증했다.
거래량이 늘어난 지역에선 아파트 실거래가도 급락을 멈추고 소폭 반등하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은마 전용면적 84㎡형은 10월 21억 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들어선 반등에 성공해 21억5000만 원부터 최고 23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현재 호가도 평균 22억 원 이상에 형성됐다.
강남지역 밖에서도 집값 급락 이후 반등 사례가 늘고 있다. 강서구 내발산동 마곡수명산파크4단지 전용 59㎡형은 10월 신고가 9억4000만 원 대비 2억 원 이상 하락한 7억2000만 원에 팔렸다. 하지만 지난 14일 8000만 원 오른 8억 원에 실거래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또 광교신도시 대표 단지로 꼽히는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중흥S클래스 전용 84㎡형도 9월에 12억 원까지 하락했다가 지난달 25일에는 두 달 만에 2억5000만 원 오른 14억5000만 원에 실거래됐다. 인천 연수구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형도 9월 7억9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10일에는 최고 8억6000만 원에 팔리면서 가격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수도권 핵심지 거래량 증가가 아파트값 상승 반전으로 확산되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12월 둘째 주(12일 기준) 주간 아파트값 동향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은 이번 주 0.79% 하락해 전주(-0.74%) 대비 낙폭을 키웠다. 매주 평균 0.1%포인트(p)씩 급락하는 상황은 벗어났지만, 여전히 수도권 전체 아파트 시장 냉기는 여전한 셈이다.
서진형 공동주택거래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최근 거래량 증가는 시장 내 가격을 한껏 낮춘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집값이 저점이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규제 해제 등 외부 요인보다 지나친 가격 급락에 따른 반등으로 해석할 수 있고, 실수요자 중심의 급매물 구매는 이어지겠지만, 거래량이 대폭 늘면서 집값 전체가 반등하긴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