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신시가지도, 강남 은마도 잇단 유찰…찬바람 부는 경매시장

입력 2022-12-2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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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14단지 전용 108㎡형
12억6080만원에 경매 나와
최초감정가 20억에 나왔지만
잇단 유찰…강남 은마도 10억 ↓
전문가 “감정가-시세 간 격차
크지 않아 메리트 적은 탓”

▲금리 인상, 거래절벽 등 부동산시장 한파로 경매시장까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14단지 전경 (이동욱 기자 toto@)
▲금리 인상, 거래절벽 등 부동산시장 한파로 경매시장까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14단지 전경 (이동욱 기자 toto@)

금리 인상, 거래절벽 등 부동산시장 한파로 경매시장까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서울 목동·강남 등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인기 지역에서도 유찰 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경매 낙찰률이 통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20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경매5계에서 진행한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14단지 전용 108㎡형은 두 차례 유찰되면서 이달 21일 세 번째 경매를 앞두고 있다. 해당 매물은 9월에 감정가 19억7000만 원에 1회차 경매를 진행했으나 유찰됐고, 지난달 16일 감정가의 80%인 15억7600만 원에도 끝내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 물건은 감정가 64% 수준인 12억6080만 원에 다시 경매대에 오른다. 이는 4년 전인 2018년 7월 실거래가와 비슷한 가격대다. 이마저도 유찰된다면 내년 1월 최초 감정가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인 10억864만 원에 네 번째 경매에 나오게 된다.

인근 단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5단지 전용 95㎡형은 이달 8일 경매에 부쳐졌지만 유찰됐고, 14단지 전용 71㎡형도 지난달 15일 입찰에서 주인을 찾지 못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는 2017년 이후 5년 만에 경매시장에 등장했지만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은마 전용 104㎡형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까지 두 차례 입찰이 진행됐으나 유찰됐다. 내년 2월 예정인 세 번째 입찰의 최저 감정가는 17억8560만 원으로 최초 감정가 27억9000만 원보다 10억 원가량 저렴하다.

이들 지역처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을 매매할 경우 실거주 의무가 있지만 경매 물건은 실거주하지 않아 그간 투자자의 관심을 끌어왔는데 최근 집값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이 같은 수요도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대치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낙찰받은 뒤 직접 거주하지 않고 전세를 놓을 수 있어 투자자들의 유입이 많았는데 최근 집값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이 같은 수요도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며 “앞으로 3차, 4차 유찰은 흔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낙찰률이 연일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62건으로 이 중 23건만 낙찰됐다. 평균 낙찰률은 14.2%로 10가구 중 9가구가 유찰된 셈이다. 이는 지지옥션이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래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경매시장의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부동산 경매는 급매물보다 저렴한 금액에 투자하는 게 장점인데 감정가와 최근 시세간의 격차가 크지 않아 수차례 유찰될 수밖에 없다”며 “수요자 선호도가 낮은 지역의 경우 낙찰률이 지속해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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