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이투데이가 여신금융협회 공시 통계를 분석한 결과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의 11월 기준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4.84를 기록했다. 이는 올들어 가장 높은 수치로 전월(10월, 13.9%) 보다 1%포인트(p)가량 높아진 것이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평균 카드론 금리가 연 16.99%를 기록하는 등 법정최고 금리인 연 20%를 향해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올해 1월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3.6%였다. 13%대를 유지하던 카드론 금리는 4월경 연 12.9%로 떨어졌고, 7월까지 연 12.7%를 유지했다. 8월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한 카드론 금리는 10월 연 13.9%까지 늘었다.
카드론은 ‘급전’이 필요하지만 1금융권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하는 중·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한다. 결국 카드론 금리가 뛰면서 서민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지는 셈이다.
여신 업계는 연말까지 카드론 금리가 15%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신업은 수신 기능이 없어 오로지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에 자금조달을 의존하고 있다. 카드사에는 은행의 예·적금처럼 수신기능이 없어 채권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이때 채권금리가 오르면 치러야 할 이자가 늘어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다.
여전사의 자금 조달 비용은 한국은행의 연이은 금리 인상에 따라 수직으로 상승했다. 'AA+' 등급의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3년물 채권 평균 조달금리는 5.782%이다. 올해 초 2.42%에 그쳤던 때와 비교하면 2배 넘게 오른 수치다.
신용등급 중 가장 높은 AA+ 등급 채권에 해당하는 카드사가 신한·KB국민·삼성카드에 국한된 상황에서 'AA- 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6.097%(12월 6일 기준)로 이미 6%를 넘었다. 신용등급이 낮은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은 더 커지면서 카드론 금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분기마다 공시하는 현금서비스 평균금리도 이미 3분기 평균 연 17%를 넘어섰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연 19%를 초과해 금리 수준이 대부업체까지 올랐다. 카드사별로는 우리카드가 연 19.22%로 가장 높았다.
7개 전업카드사의 리볼빙 평균 금리(10월 말 기준) 상단 역시 연 18.46%를 기록하면서 법적 최고금리와 1% 안팎으로 좁혀졌다.
고금리지만, 리볼빙 잔액은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2104억 원으로 전달(7조 756억 원)보다 1.91% 증가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대출 자금의 금리가 높아지면서 이들의 이자 부담 역시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며 "특히 리볼빙의 경우 상환 능력이 부족한 한계 차주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법정최고 금리가 연 20%로 고정된 상황에서 조달금리가 상승하면,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받던 가구들이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법정최고금리가 고정된 상태에서 조달금리가 상승하면,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 수준으로 대출을 공급하고 있던 차주에게는 금리를 인상할 수 없으므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대출 공급을 중단하게 된다"며 "취약가구의 2금융권 대출시장 배제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