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홍콩산 상품에 ‘중국제’ 표기 미국 조치, 무역 규정 위반”

입력 2022-12-2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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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위협한다는 미국 설명 설득력 부족”
미국, 조치 거둘 의사 없어...“안보는 WTO 심사 대상 아냐”

▲세계무역기구(WTO) 본부 입구에 WTO 로고가 보이고 있다. 제네바(스위스)/신화뉴시스
▲세계무역기구(WTO) 본부 입구에 WTO 로고가 보이고 있다. 제네바(스위스)/신화뉴시스

세계무역기구(WTO)가 홍콩산 상품에 ‘홍콩제’ 대신 ‘중국제’로 표기하도록 한 미국 조치가 국제 무역 협정 위반이라고 판정했다.

21일(현지시간)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WTO는 이날 결정문을 내고 미국 정부가 해당 조치의 명분으로 삼은 국가 안보 보호는 설득력이 없다며 ‘1994년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제9조 1항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GATT 제9조 1항은 WTO 회원국은 상품 표기로 인해 다른 회원국 기업에 불이익을 줘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WTO는 “미국과 다른 회원국들이 홍콩의 인권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는 증거는 있었지만, 그 상황이 ‘국제관계에서의 비상사태’에 해당하는 점을 입증하진 못했으므로 예외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20년 11월 홍콩에서 생산된 제품을 ‘중국제’로 표기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당시 중국이 홍콩 민주화 시위를 탄압하고, 홍콩 국가보안법을 시행하는 등 홍콩에 영향력을 확대하자 미국은 이를 계기로 해당 조처를 했다.

중국과 구별되는 홍콩의 특수 지위를 인정해 홍콩에 부여했던 특별대우를 폐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홍콩은 해당 조치가 부당하다며 WTO에 제소하고, 2021년 1월 분쟁해결기구(DSB)에 심의를 요구했다.

애덤 호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WTO DSB의 판결은 잘못된 해석과 결론”이라며 “이를 강하게 거부한다”고 밝혔다.

호지 대변인은 “중국은 홍콩의 자율성과 홍콩인들의 민주적 권리와 인권을 훼손하는 행동으로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을 위협했다”며 “국가 안보 이슈는 WTO 분쟁해결 절차를 통한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조치를 거둘 의사가 없다”며 “안보 문제 판단을 WTO에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정부는 미국 조치는 “무역을 무기로 홍콩 내정에 간섭하려는 시도였다”며 WTO의 판결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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