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업용 부동산 핵심 키워드는 ‘금리 인상 속도ㆍ자산 리밸런싱’

입력 2022-12-22 13:38 수정 2022-12-2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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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직면…경기 반등 어려워”

▲알스퀘어 선정 상업용 부동산 키워드. (자료제공=알스퀘어)
▲알스퀘어 선정 상업용 부동산 키워드. (자료제공=알스퀘어)

내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최근 수년간 누렸던 호황 대신 불확실성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전문 기업 알스퀘어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 핵심 키워드’를 발표했다.

알스퀘어는 핵심 키워드로 △금리 인상 속도 △자산 리밸런싱 △탄탄한 임차 수요 지속 여부 △엇갈린 프롭테크 운명 △균형 찾는 하이브리드 근무 △활발한 용도 변경 △오프라인 상권 회복을 꼽았다.

내년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기업이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는 자산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재조정)이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과 도심, 여의도 오피스를 가득 채운 기업들의 임차 수요가 견고할지 관심이다.

◇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업계 촉각

내년 상업용 부동산 관계자들은 금리 인상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초만 해도 팬데믹 완화에 따른 경제 활동 재개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호황이 기대됐지만, 미국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하반기 들어 급격히 기대감이 꺾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의 올해 5월 상업·업무용 건물 매매 건수는 287건에 달했다. 하지만 10월에는 99건으로 5개월 만에 65.5% 줄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같은 기간 1.75%에서 3.00%로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폭을 두고 전문가 해석도 제각각이다.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7.1%로 작년 12월 이후 최소 인상 폭을 기록한 건 금리 인상 압력을 낮출 요인이다. 연준은 14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며 금리 인상 폭을 줄였다. 하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수준이 높고, 미국 노동시장이 금리 인상을 버틸 만큼 탄탄해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 기업들, 자산 리밸런싱 나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기업이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는 일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부채비율을 줄이고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등 경기 침체 선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7월 초부터 이달 19일까지 유형자산 양도 또는 처분을 결정한 상장사는 27곳, 1조9600억 원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상장사 38곳이 2조9700억 원 상당의 유형자산을 양도 또는 처분했다. 다만 이마트(1조2220억 원)를 제외하면 금액은 1조7476억 원으로 줄어든다.

◇ 견고한 기업 임차 수요, 내년도 이어질지 관심

서울 주요 업무지역의 임차 수요가 2023년에도 탄탄하게 유지될지 관심이다. 경기 둔화에도 강남(GBD)과 도심(CBD), 여의도 권역(GBD) 등 서울 핵심 업무지구에서는 빈 사무실 찾기가 어렵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으로 테헤란로 공실률은 3.2%다. 계약과 실입주 기간이 달라 일시적으로 공실이 나는 자연 공실률 고려하면 사실상 빈 곳이 없는 셈이다. 여의도 권역은 4.4%로, 전 분기보다 1.2%포인트(p) 내렸다. 광화문 공실률도 6.6%로 전 분기보다 0.7%p 내렸다.

◇ 오프라인과 재택근무의 균형 찾아갈 것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직원과 오프라인 근무를 유도하려는 회사 측의 니즈가 균형을 찾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의 경우 하나의 공간을 시간별로 복수의 회사가 돌려쓰는 ‘타임쉐어’와 임차인을 유치하기 위해 건물 내·외부를 업그레이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오프라인 환경이 생산성 향상에 필수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기업은 효율성 증대와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직원이 현장 대면하면서 소통하는 사무실 근무와 복지와 편의를 위한 재택근무 모두가 중요하다는 점을 안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 센터장은 “경기 둔화로 기업에 생존이 대두하는 상황에서 재택근무를 고집하는 기업은 이전보다 매우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용도 변경과 리모델링 수요 늘어

상업시설과 주거용 건물을 업무시설로 바꾸는 용도 변경이 늘 수 있다.

임차인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건물 내외부를 인테리어·리모델링하는 건물 소유주가 늘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 위기가 있었던 2008년 전체 건축물 착공면적 중 증축·개축·이전·대수선·용도변경 등 리모델링은 1605만㎡로 전체 21.4%에 달했다. 팬데믹이 닥쳤던 2020년에도 전체의 17.7%(2184만㎡)를 차지했다. 모두 예년과 비교하면 비중이 소폭 컸다.

◇ 젊은 세대 선호 지역 중심, 상권 회복 이어져

올해도 성수동과 한남동 등 젊은 세대가 몰리는 지역 중심으로 브랜드 팝업스토어와 로드숍이 몰리며 상권 회복이 이어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성수동 인근 뚝섬 소규모 상가(2층 이하, 총면적 330㎡ 이하) 공실률은 4.1%를 기록했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6%에 그쳤다.

류 센터장은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경우 시장이 회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지만, 물가 상승률이 아직 높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안한 국제 정세가 이어져 경기 반등을 예상하기엔 이르다”며 “글로벌 공급망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주요 국가의 경제 성장률도 저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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