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매파’ 연준에도 끄덕 안 한 ‘주식회사 미국’...소비 심리도 회복

입력 2022-12-2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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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312명 대상 설문...절반 이상 “지출 늘렸다”고 답해
“금리 6.4%는 돼야 투자 계획 축소”
기업들, 금리보다 인플레·노동력 부족 더 우려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개월래 최고치

▲콘퍼런스보드 집계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12월 108.3. 출처 블룸버그
▲콘퍼런스보드 집계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12월 108.3. 출처 블룸버그
올해 하반기 미국 기업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거침없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투자 계획을 축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금리 인상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늘려 투자 위축을 초래하지만, 의욕이 꺾이지 않은 것이다. 미국 소비 심리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의 긴축 여파가 미국 기업과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적은 것으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듀크대와 리치먼드 및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31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 2는 금리 인상이 올 4분기 자본 지출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답했다. 31%가 “투자 계획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고, 오히려 “증가했다”고 답한 비율은 50%에 달했다. 지출을 줄인 경우는 20%였지만 “대규모로 감소했다”는 응답은 4.2%로 전분기(5%)보다 낮았다.

응답자들은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자본 지출을 줄이지 않은 이유에 대해 투자를 위해 자금을 조달한 경우가 적고 투자 계획이 금리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투자 계획 축소를 고려할 만한 미국의 금리 수준을 연 6.4%로 제시했다. 연준의 내년 금리 전망치인 5.1%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금리 때문에 투자 계획을 줄일 가능성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업들은 금리보다는 인플레이션과 양질의 노동력 부족을 더 우려했다. 내년 물가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면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금인상이 아직 물가를 따라잡지 못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이를 배경으로 내년 미국 경제 전망은 대체로 밝지 않았다. CFO의 경제 낙관지수는 53.4로 전분기(53.1)와 비슷했지만, 평균치(60)를 밑돌았다.

경기둔화 우려에도 미국 소비 심리는 큰 폭으로 개선됐다. 콘퍼런스보드는 12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108.3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올해 4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전월치(101.4)와 전문가 전망치(101.0)를 모두 웃돌았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주요 성장 동력으로, 소비심리 개선은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신호다.

콘퍼런스보드의 린 프랑코 선임 디렉터는 “현재여건지수, 기대지수는 경제와 노동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호적인 전망에 따라 개선됐다”며 “최근 휘발유 가격이 큰 폭 하락한 영향으로 12월 기대 인플레이션이 20201년 9월 이후 최저치로 내렸다“고 설명했다. 현재여건지수는 비즈니스 및 고용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반영하고 기대지수는 소득과 비즈니스, 고용 상황에 대한 단기 전망을 보여준다.

올해 거시경제 역풍이 거셌지만, 고용시장 강세·높은 저축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發) 보복 수요에 힘입어 소비가 상대적으로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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