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가장 크게 엇갈린 미국 금리·증시…‘산타랠리’, ‘크리스마스 악몽’으로 끝나

입력 2022-12-2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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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연 4.25~4.5%로 2007년 이후 최고
올해 상승폭 4.25%p로 1980년 이후 최대
뉴욕증시, 2008년 이후 최악 성적
12월 마지막 주간 거래 전망도 ‘우울’
“산타 안 오면 이듬해 1월 역사적 저점”

올해 마지막 주간 거래를 앞두고 미국 기준금리와 뉴욕증시가 약 15년 만에 가장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연말 ‘산타랠리’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크리스마스 악몽’이었다.

25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올해 미국 기준금리는 연 4.25~4.5%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승 폭은 4.25%포인트(p)로 1980년 이후 가장 컸다.

제로금리에서 현 금리까지 공격적인 긴축을 단행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내년에도 금리를 인하할 계획이 없다고 시사한 상태다. 최근 공개된 경제지표들은 인플레이션 상승 속도가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했지만, 연준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연준 긴축 여파에 산타랠리는 사라지고 증시는 추락했다. 12월이 한 주 남은 상황에서 이달 들어 다우지수는 4%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5.8%, 8.5% 내렸다. 올 들어 지금까지 S&P지수는 19% 하락했고 나스닥은 33% 급락했다. 이대로 끝나면 뉴욕증시는 2008년 이후 최악의 연간 실적으로 마감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남은 나흘간의 거래일 동안 산타랠리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인디펜던트어드바이저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산타랠리를 하기에 아주 늦은 건 아니다”라면서도 “불행히도 긍정적인 인플레이션 지표는 연준의 거친 언어와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가까워진 경기침체에 가려졌다”고 분석했다.

더 큰 문제는 그동안 산타랠리 유무가 내년도 시장 실적을 가늠하는 지표로도 활용됐다는 점이다. LPL파이낸셜은 “역사적으로 S&P지수가 연말 랠리에 실패했을 때 이듬해 1월 역사적인 저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1972년 산타랠리라는 용어를 창안한 예일 허쉬 역시 “산타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곰(약세장)이 월가를 찾아올 것”이라는 유명한 투자 격언을 남겼다.

내년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는 경고도 여전하다. 전문가마다 침체 시기와 정도에 대해선 다소 엇갈리지만, 연준이 정책을 수정하지 않는 한 침체는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영국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중앙은행들은 아직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며 “금리 인상 추세가 이어져 내년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연준이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침체가 발생했다”며 “우리는 전에도 이런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제프리스의 톰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전형적인 경기침체가 일어날 것”이라며 “우선 내년 초 순이익 상당 부분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기업은 비용 감축 조치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 중반까지 인력 감축이 이어지면서 경제 성장이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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