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가 없다”…원하는 인재 절반도 채용 못 하는 중소기업

입력 2022-12-2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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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충원 비율 50% 미만 중소기업 34.9%, 대기업 15.8%
내일채움공제 확대…중소기업 성장 위한 연구개발 지원 필요

▲중소기업, 인력 충원 어려움 느껴 (게티이미지뱅크)
▲중소기업, 인력 충원 어려움 느껴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상황 악화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채용 양극화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구인난 해소를 위해 유인책이 필요하지만 내년도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예산이 줄어드는 등 지원이 부족해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사람인인HR이 27일 발표한 2022년 채용결산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9곳이 원하는 만큼 인재를 뽑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사람인HR 산하 사람인 HR 연구소가 기업 365개 사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인재 충원 비율을 보면 △50% 미만(24.9%) △50% 이상~70% 미만(30.8%) △70~100%(32.8%) △100% 이상(11.5%)으로 집계됐다.

원하는 인재를 절반도 충원하지 못한 기업은 중소기업이 34.9%로 15.8%인 대기업의 두 배에 달했다. 스타트업은 23.4%로 중소기업의 뒤를 이었고 그 뒤를 중견기업은 16.7%였지만 중소기업은 34.9%, 스타트업은 23.4%였다. 원하는 인재를 절반도 뽑지 못한 중소기업의 수가 대‧중견기업의 약 두 배인 것이다.

올해 채용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 1위는 ‘적합한 후보자 부족(57.4%)’이었다. 다음으로 ‘지원자 부족(24.6%)’, ‘진행 중 후보자 이탈(9.8%)’, ‘연봉 및 처우 협의(6.5%)’가 뒤를 이었다.

애써 채용을 진행해도 뽑을 만한 사람이 없거나, 아예 지원이 없었던 경우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차이가 벌어졌다.

▲대-중소기업 채용 양극화 여전 (사진제공=사람인)
▲대-중소기업 채용 양극화 여전 (사진제공=사람인)

채용을 못 한 이유로 중소기업의 28.8%가 ‘지원자가 없어서’를 선택했지만 대기업은 18.4%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반면, ‘적합한 지원자가 없어서’는 대기업(65.8%)이 중소기업(51.4%)보다 14.4%p 높았다.

중소기업은 사람을 뽑고 싶어도 인력 충원을 하지 못했지만 대기업은 지원자는 있지만 적합한 사람이 없어서 못 한 것이다. 인재를 두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양극화가 극심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양극화는 임금 등 처우 차이와 제조업 분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의 경우 제조업과 건설업의 비중이 크다.

임금을 살펴보면 중소기업 신입사원의 연봉은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사람인이 중소기업 기업 898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신입사원 연봉 현황’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4년제 대졸 신입사원의 연봉은 평균 2881만 원(세전 기본급 기준)이었다.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CEO스코어데일리 기준) 중 사람인 연봉정보 서비스에 데이터가 확보된 94개 사의 4년제 대졸 사원 평균 연봉 5356만 원보다 2475만 원이 낮은 것이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려면 처우 개선이 시급하지만 마땅한 유인책은 부족한 상황이다. 중소기업 재직자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한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사업의 경우 내년도 관련 예산이 올해보다 큰 폭 줄었다. 가입 대상은 제조업과 건설업으로 한정해 중소기업 재직자를 지원한다는 취지는 살렸지만 공제 만기는 5년에서 3년으로 줄고 신규 가입자 예산도 416억 원에서 198억 원으로 준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관계자는 “중소기업 재직 청년을 만나 인터뷰했을 때 반응이 가장 좋았고 만족도도 높았다”며 “줄어든 예산을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다른 방식으로 처우 차이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는 중소기업이 기술개발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중소기업이 잘 돼야 임금도 더 주고 처우도 개선되는 것”이라며 “정부가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법인세 등을 감면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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