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짝퉁 택지지구 아파트는 "XX지구의 기반시설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며 실제 택지지구 물량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결과는 수요자들의 외면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태다.
이들 짝퉁 택지지구 아파트가 주로 공급된 시기는 2기 신도시를 비롯해 수도권 택지지구 아파트가 공급 붐을 탔던 2000년대 초반부터다. 지난 2004년 공급이 시작된 화성 동탄신도시의 경우 이보다 2~3년전 공급된 w건설사가 지은 아파트가 짝퉁 택지의 시작이다. 2차 702사구와 3차 413가구가 공급된 이 아파트는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자 곧장 '송골마을'로 개명하고 신도시 아파트인 것처럼 '위장'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의 시세는 3월 현재 3.3㎡당 600만원을 간신히 넘는 수준으로 '원조' 동탄신도시 아파트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W아파트의 경우 주민들 입장에서도 손해볼 것은 없는 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동탄신도시보다 2~3년 먼저 분양한 탓에 분양가가 3.3㎡당 320만원선으로 신도시 아파트에 비해 절반 수준인 분양가를 책정했던 만큼 분양가 대비 상승률은 신도시 아파트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동탄 시범단지 분양 1년 전에 분양한 동탄 P아파트의 경우 3.3㎡당 560만원선에 비교적 높은 분양가를 내세웠지만 현재 아파트 시세는 3.3㎡당 780만원으로 오름폭도 시원치 않은 상태다.
동탄신도시 시범단지와 1단계가 한창 분양 중이었던 2004년 10월 '신동탄'이란 제호로 분양에 나섰던 D아파트 역시 짝퉁 택지 아파트의 한계를 벗지 못했다. 특히 이 아파트의 경우 3.3㎡당 700만~790만원 선의 동탄신도시와 다를 것 없는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현재 시세는 3.3㎡당 830만~920만원 선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인천광역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02년 인기몰이를 하며 인천 주택시장의 개막을 알렸던 부평구 삼산택지지구 변에 A건설사가 공급한 전체 708가구 규모의 이 아파트는 삼산지구 공급물량보다 3년 가량 늦은 2005년 당시 3.3㎡당 최고 830만원선의 택지지구 아파트 수준의 분양가를 책정했다. 하지만 현재 이 아파트의 매매가는 3.3㎡당 950만원선으로 택지지구내 최저가 아파트보다도 3.3㎡당 100만원 이상 낮은 가격을 보이고 있다.
반면 '선전'한 단지들도 있다. 용인동백지구에서 W건설사가 공급한 '참솔마을'아파트가 주인공이다. 이 아파트는 3.3㎡당 580만~600만원선에 분양가를 책정, 동백지구 아파트에 비해 3.3㎡당 100만원 이상 낮은 가격에 공급했다. '참솔마을'로 개명한 이 아파트는 현재 3.3㎡당 970만원선의 시세를 보이며 동백지구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 수준의 차이만 두고 있는 상태다.
'짝퉁택지'아파트가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다름 아닌 택지지구가 아니라는 점에서 오는 한계점 때문이다. 실제로 택지지구의 경우 지역난방과 초등학교 배정에서 지구내 초등학교를 가게 되지만 짝퉁 택지 아파트의 경우 개별난방 방식인데다 학교 배정에서도 택지지구가 아니라는 점에서 불익을 받기 때문이다.
물론 짝퉁 택지 아파트의 경우 택지지구 아파트보다 더 인기 높은 브랜드가 짓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짝퉁 택지'라는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10만 평 규모의 소규모 택지지구인 화성 태안지구의 경우도 태안지구 인근에 대우, 삼성 등 인기 브랜드 아파트가 잔뜩 공급됐지만 시세 면에서는 택지지구내 비인기 브랜드에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짝퉁택지' 아파트는 앞으로 계속 기승을 보일 전망이다. 더욱이 이들 아파트의 경우 택지지구 물량보다 먼저 공급하는 경우가 많아 택지지구 물량 분양가가 책정되기 전 더 높은 분양가로 공급돼 분양가 강세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어 수요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리서치팀장은 "주로 부동산 시행사들에 의해 공급되는 짝퉁 택지 아파트는 분양 당시에는 대형 브랜드의 힘과 택지지구 후광효과에 따라 좋은 반응을 보이지만 결국은 수요자들의 인기를 얻는데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며 "차후 나올 짝퉁 택지 아파트도 선별을 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