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은 전날 장 초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이베이가 서울환시에서 4억달러에 달하는 G마켓 인수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온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도너휴 이베이 최고경영자가 지난 7일 방한해 G마켓 대주주인 인터파크와 지분 매각 협상을 타결지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터파크측 역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 이후 정식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베이는 인터파크 소유 G마켓 지분 29%(1459만9900주)와 이기형 회장 지분 5.2%(261만5500주) 등 총 34.2%에 달하는 지분을 4억1300만달러(주당 24달러ㆍ5400억원대)에 인수할 예정인데 이 4억달러 이상의 금액을 서울 환시에서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과 관련 업계에서는 현재 이베이의 이번 G마켓 인수와 관련된 정식 계약이 이번주 후반으로 예정됐다는 점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베이가 G마켓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4억1300만달러 규모의 달러화 공급 가능성이 부각됐다며 이번 딜이 성사될 경우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일단락 되어가고 있는 외환시장에 수급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이베이 달러화 공급 이벤트가 최근 달러화 추가 상승이 저지될 때마다 매도심리가 확산되며 수출업체들이 네고물량을 공급하고 있는 점과 맞물려 환율 하락세를 부추길 것이라고 판단했다.
구희경 KB선물 연구원은 "밤사이 역외환율이 1200원대에서 저점을 형성한 점에서 확인했듯이 이베이의 G마켓 인수대금에 대한 공급 기대감과 세계 경제 낙관론이 달러 매도심리를 크게 자극한다면 환율 역시 1300원을 하향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국내은행권의 한 딜러도 "이베이가 인수협상을 타결 짓고 인수대금 4억1300만 달러를 이날 중으로 외환시장에 공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실제 달러화 공급이 확인될 경우 원달러 환율의 1200원선 진입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베이의 달러화 공급 이벤트와 관계 없이 달러화가 추세적으로 약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명실 현대선물 연구원은 "미 어닝시즌이 본격화되며 앞으로 환율의 방향성이 주목되는 가운데 달러화 방향성 지표인 R/R이 전일대비 하락, 달러화 약세 심리를 반영하고 있고 실물경기 지표인 BDI 또한 전주대비 소폭 상승하며 환율하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국인들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 역시 경기지표 발표 이벤트 영향에도 환율 상승이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더하는 모습이다.
다만, 김 연구원은 "외국인 주식 배당금 지급 및 미 은행권의 추가 자금 필요성 여부에 따라 미 증시 움직임이 결정되기 때문에 국내증시의 동반하락 현상이 원ㆍ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1300원대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