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렌즈] 매도 폭탄·경쟁자 압살…2023년 이더리움 업데이트의 파급 효과

입력 2022-12-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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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재단은 2023년 스테이킹 출금 기능과 처리량 증가 업데이트를 상반기와 하반기에 도입할 예정이다.(이더리움 블로그 홈페이지)
▲이더리움 재단은 2023년 스테이킹 출금 기능과 처리량 증가 업데이트를 상반기와 하반기에 도입할 예정이다.(이더리움 블로그 홈페이지)

올해는 이더리움이 블록체인 역사상 가장 큰 업데이트를 성공적으로 단행해 그동안의 불신을 해소했다. 이더리움은 내년에도 파급력을 가진 업데이트 2가지를 예고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이더리움 업데이트 일정을 알면 가상자산(암호화폐) 기술과 시장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1분기 스테이킹 물량 풀린다

이더리움은 9월부터 그래픽카드를 채굴 장비로 쓰는 방식인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했다. 새로 시작된 지분증명에서 이더리움 네트워크 검증에 참여하기 위해선 보유한 코인을 담보로 맡겨야 한다. 이를 스테이킹(Staking)이라고 하고 1583만4183개(30일 오전 9시 기준, 약 24조 원)의 코인이 예치돼 있다.

다만 담보가 된 코인은 아직 뺄 수 없는 잠금 상태로 늘기만 한다. 이더리움의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지금과 같은 하락장에서 매수 압력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이더리움 재단은 이르면 2023년 1분기 스테이킹 코인들을 출금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이더리움 재단 개발자들은 출금 기능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금된 물량은 시장에 풀려 이더리움 가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데일리호들은 블록체인 통계 플랫폼 크립토퀀트 분석을 인용해 내년 3월 적용 예정인 상하이 하드포크(업데이트 명)로 인해 이더리움이 대규모 매도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고 전망했다.

크립토퀀트는 “이더리움 2.0에 이더(ETH) 총공급량의 12%에 해당하는 이더가 스테이킹 물량으로 예치돼 있고, 거래소 내 이더 준비금은 총공급량의 15%로 감소하고 있다”라며 “예정대로 업데이트를 실행하면 이더 예치자들은 단기적으로 스테이킹 보상보다 높은 연간수익률(APY)로 자산을 옮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스테이킹에 코인이 묶였던 투자자들이 매도에서 나서면, 시세 하락이 예상된다. 알트코인들은 이더리움의 시세와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전체 시장 하락의 도화선이 되는 셈이다.

▲샤딩은 이더리움의 처리 속도를 크게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이다.(이더리움재단 홈페이지)
▲샤딩은 이더리움의 처리 속도를 크게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이다.(이더리움재단 홈페이지)

◇‘프로토 단크샤딩’ 도입되면 이더리움 킬러 사망 선고?

상반기 이더리움 스테이킹 출금 기능 도입이 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 하반기엔 처리량을 늘리는 업데이트 ‘프로토 단크샤딩’이란 기술이 구현될 예정이다.

단크샤딩은 데이터를 분할 처리하는 기술인 샤딩의 주요 기술을 제안한 이더리움 개발자 단크라드 파이스트의 이름에서 따왔다. 원래 목표했던 정식 기술을 구현하기 전의 기술이라 프로토(Prototype·시제품)를 붙였고, 추후 업데이트에선 ‘단크샤딩’이 정식으로 도입된다.

‘프로토 단크샤딩’ 기술이 도입되는 이유는 이더리움의 속도 개선 방식 레이어2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현재 이더리움은 초당 최대 14개의 전송만 처리할 수 있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더리움 재단과 개발자들이 선택한 게 레이어2 기술이다. 모든 내용을 이더리움(레이어1)에서 처리할 게 아니라, 레이어2 블록체인에서 처리 수요를 모아 한 번에 처리하자는 것이다. 전송 요청을 한 데 말아서 한꺼번에 처리한다는 뜻에서 ‘롤업(Roll-up)’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롤업 프로젝트로 아비트럼과 옵티미즘이 있고, 각각 운영 규모가 2조8000억 원, 1조4000억 원이다.

다만 롤업은 처리 공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롤업 처리량을 증가하기 위해 블록 용량을 늘리면 블록체인 저장 공간이 빠르게 늘어나고, 스테이킹 참여자가 필요한 컴퓨터 사양이 급격히 높아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블롭(Blob)이라는 롤업 전용 임시 공간을 할당하자는 게 프로토 단크샤딩의 내용이다. 블롭은 한 달가량(최대 1년) 보관한 후 특이사항이 없을 때 폐기한다. 이 경우 이더리움 플랫폼 내에서 블록 용량이 늘어나지 않으면서 처리량은 늘릴 수 있다고 한다.

영국 가상자산 전문 운용사 코인쉐어스 연구 자료에 따르면 롤업 기술로 향상하는 처리량은 100배 정도가 최대다. 처리량을 10배 확장하는 단크샤딩과 연동하면, 내년 레이어2로 1000배의 확장성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토 단크샤딩으로 이더리움은 처리 속도를 비약적으로 증가시킨다면, 그동안 경쟁자들이 줄곧 지적해온 초당 처리량(TPS) 부분이 해결된다. 이더리움 경쟁자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을 넘어, ‘사망 선고’라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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