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잃은 코스피, ‘MSCI 편입‘으로 토끼의 해 3000 ’폴짝‘ 반등할까

입력 2023-01-01 13:39 수정 2023-01-0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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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정부 2008년부터 숙원사업
한경연 “최대 547억 달러 외국인 자금 유입도 가능”
정부 ‘자본시장 제도 개선안’ 발표…전문가 “외국인 접근성 높여야”

올해는 다를까. 부진했던 국내 증시가 계묘년 새해에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을 발판으로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선진화 초안’까지 발표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실질적으로 바뀐 부분은 미미하다며, 공매도 전면 허용, 외환시장 개방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코스피 지수는 24.89% 하락했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도 코스피의 낙폭은 유독 두드러진다. 한국보다 하락률이 높은 국가는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40%)가 유일했다. 사실상 코스피 성적이 꼴찌인 셈이다. 코스피 급락에는 금리 인상 외에 외국인 투자자 유출도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외인들은 최근 3년간 코스피 시장에서 △2020년(24조5652억 원) △2021년(25조6011억 원) △2022년(4조1266억 원) 순매도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따라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은 국내 증시에 대규모 외국인 자금을 유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2008년부터 정부의 숙원사업이었다. MSCI 지수는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로 이를 추종하는 다양한 패시브 자금이 유입돼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특히 외국인 수급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국내 시장에서는 하방 압력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MSCI 선진국지수로 승격될 경우 국내 증시에 약 19조5000억~65조4000억 원(159억~547억 달러)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신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코스피 지수는 3418~4035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급격한 자금 유출입 우려도 줄어들면서 증시 변동성도 완화된다.

문제는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이다. 국내 증시는 양적인 규모 면에서는 선진국 지수에 충분히 편입될 수 있다. MSCI는 시장 접근성을 평가할 때 △외환시장의 24시간 거래 △영문 공시 자료 △배당 기준일과 배당금 결정 등 글로벌 스탠더드 준수 등을 고려한다. 그동안 MSCI는 국내 시장이 선진국으로 분류되기에는 외국인 시장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정부가 자본시장 제도 개선안을 내놨지만, 구체적으로 바뀐 내용은 없다고 지적한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계획 발표는 있었지만, 실제 제도가 시행되기 전까지는 어느 정도 바뀔지 의문”이라며 “올해 바로 시장이 바뀔 거라고 기대하진 않는다. 정부가 그사이 스탠스(입장)를 바꿀 수도 있기 때문에 계획만 갖고 있는 현 상황을 구체적인 실행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정부가 노력하는 점은 높이 평가하고 MSCI 쪽에서도 인식을 하겠지만, MSCI가 가장 높이 평가하는 ‘시장 접근성’이라는 요소를 넓은 의미에서 볼 수 있다. 우리나라가 질적으로 제도 하나 바꾼다고 그게 시장에 안착하고 반영되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제도가 이행되면서 시장참가자들에게 얼마나 인식되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짚었다

워치리스트 등재 이후에도 실제 편입까지 진행돼야 자금이 유입될 수 있어 즉각 국내 증시 부양에 효과를 가져오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올해 6월 선진지수 워치리스트 후보에 편입이 돼도, 2024년 6월에 선진지수 편입이 정식 발표되고, 일러야 2025년 6월에 정식 편입이 가능하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인 시장 접근성은 다른 말로 시장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라며 “MSCI에서는 주로 시장에 대한 규제 예측 가능성, 접근성을 이야기하는데 이는 사실 굉장히 정성적인 요소라서 제도 하나 바꾼다고 시장 접근성이 시장 참가자들의 인식에 바로 뿌리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선안에 공매도 제도에 대한 내용이 빠진 점도 걸림돌이다. 김 연구원은 “공매도가 개선된 부분이 하나도 없는 점이 마이너스 요인”이라며 “이밖에도 외환시장 이슈도 굵직한 문제로 여기에서 전환적인 변화가 나와줘야 하는데 아직까지 큰 변화가 없다”라고 꼬집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환 쪽이 가장 걸린다. 외환과 연계가 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올해도 MSCI 편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일단 발표한 제도들부터 제대로 이행하고 안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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