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한 그릇에 6500원…작년 외식 물가, 30년 만에 최고

입력 2023-01-0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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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한 줄 가격, 3000원 돌파…서민 체감 큰 가공식품 물가도 13년 만에 최고

▲7일 서울 시내 한 분식점 메뉴판에 수정된 가격표가 붙어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6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8.0%로, 1992년 10월 8.8% 이후 29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외식 물가 급등세는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등 원재료 가격 상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 곡물·원자재 가격 급등, 물류비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면서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해 외식물가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7일 서울 시내 한 분식점 메뉴판에 수정된 가격표가 붙어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6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8.0%로, 1992년 10월 8.8% 이후 29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외식 물가 급등세는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등 원재료 가격 상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 곡물·원자재 가격 급등, 물류비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면서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해 외식물가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작년 외식 물가가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짜장면 한 그릇의 가격은 지난해 6500원으로 뛰어올랐고, 김밥 한 줄의 가격도 3000원대로 상승했다. 갈비탕, 장면, 김밥 등 서민들이 주로 즐겨 먹는 외식 메뉴들의 가격 상승세가 가파른 모습이다.

2일 이투데이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 물가 지수는 114.03으로 1년 전보다 7.7% 올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5.1%)을 크게 웃돈 수치며, 1992년(10.3%)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외식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작년 우크라이나 사태의 여파로 석유류를 비롯한 국제 에너지 가격과 곡물 가격 등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인건비 등 생산비가 전방위적으로 오른 가운데,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소비심리가 회복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2021년 12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4.8%였던 외식 물가는 9월에는 9.0% 상승하면서 고점을 찍었고, 지난해 12월에는 8.2%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소폭 둔화했다.

39개의 외식 품목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모두 상승했다. 외식 품목 중 가격이 가장 크게 뛰어오른 품목은 갈비탕으로, 전년 대비 11.7% 올랐다. 가령 한 그릇에 1만3000원이었던 갈비탕이 1만5000원이 된 셈이다. 갈비탕 가격이 오른 것은 재료비 상승에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도 인상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전기·가스·수도는 12.6% 올라 별도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짜장면도 10.8% 상승하면서 뒤를 이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 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작년 11월 짜장면 가격(서울 기준)은 평균 6531원으로, 1년 전 가격(5615원)보다 916원(16.3%) 올랐다.

짜장면을 비롯한 면류 가격은 주재료인 밀가루 가격이 오르면서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세계 1위 밀 수출국인 러시아가 세계 5위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밀 공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밀가루를 사용하는 칼국수(9.8%), 짬뽕(9.3%), 냉면(7.9%)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서민 음식인 김밥(10.7%), 떡볶이(9.7%), 해장국(9.4%), 치킨(.94%), 삼겹살(외식·9.0%)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참가격에 따르면, 작년 11월 김밥 한 줄 가격(서울 기준)은 평균 3085원으로, 1년 전 가격(2731원)보다 354원(12.9%) 오르면서 3000원대를 넘어섰고, 삼겹살(200g 기준)도 1년 전보다 1304원(7.3%) 오른 1만8954원으로 나타났다.

외식 물가와 마찬가지로 서민 체감이 큰 가공식품 물가도 지난해 7.8% 오르면서 2009년(8.3%)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공식품 중에서는 총 73개 품목 중 오징어채(-0.2%)와 과실주(-1.1%)를 제외한 71개의 품목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

품목 중에서는 식용유가 35.8% 오르며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지난해 식용유 등 가공식품의 원료로 쓰이는 팜유가 상반기 인도네시아의 식용유 수출 금지 조치 등으로 가격이 급등해서다. 가공식품 중에서는 국수(30.5%), 밀가루(28.0%), 부침가루(26.3%) 등의 가격 상승세도 가팔랐다.

지난해 외식 물가는 9월 정점을 찍은 이후 상승세가 꺾이는 흐름이 나타났지만, 가공식품 물가는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의 여파로 오히려 높은 오름폭을 이어가고 있다. 가공식품 특성상 한번 가격이 오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하방 경직성'이 있을뿐더러 최근에는 원유가격 인상 등의 요인도 있어서다. 가공식품 물가는 지난해 1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했지만, 12월에는 10.3%로 2009년 4월(11.1%)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올해에도 고물가 흐름이 상당 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 이후에는 상승 폭이 둔화되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작년 12월 물가 관련 브리핑에서 "국내외적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증대되고 있기 때문에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그렇게 커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작년 물가 상승률이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역외 기저효과도 내년에는 어느 정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작년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 인상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하락 속도가 기대보다는 더딜 수도 있을 것 같다"며 "흐름을 보면 상고하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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