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뷰 오피스텔이 1주 30만 원”…보증금 걱정 없는 ‘주세’ 인기

입력 2023-01-0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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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전세사기 피해 우려에
주 단위 거주 가능한 주세 확산
보증금 33만원 내면 강남·성수
핫플레이스 일주일 살기 가능

▲주 단위로 임대료를 내고 거주할 수 있는 ‘주세’가 확산하고 있다(자료제공=삼삼엠투 홈페이지)
▲주 단위로 임대료를 내고 거주할 수 있는 ‘주세’가 확산하고 있다(자료제공=삼삼엠투 홈페이지)

고금리 기조와 전셋값 급등으로 불붙은 전세난이 임대차 시장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전세보증금 사기 피해 우려 등으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임차인이 늘어나면서 아예 주 단위로 임대료를 내고 거주할 수 있는 ‘주세’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2일 단기 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마포동의 한강뷰 원룸 오피스텔이 주세 30만 원에 나와 있다. 에어컨을 비롯해 냉장고, 인덕션, 전자레인지 등이 갖춰져 있으며 침대와 소파도 제공한다. 주 단위로 임대료를 지급하는 시스템으로 소정의 보증금만 내면 이용할 수 있다.

인근 호텔의 하루 숙박비가 8만~10만 원(평일 기준)인 점을 고려할 때 1주일 기준 40만 원가량 저렴한 셈이다. 이 방은 현재 2월까지 예약이 가득 찰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밖에 강남대로변, 성수, 합정 등 서울의 핫 플레이스를 비롯해 경기 동탄호수공원, 부산 해운대 바다 등 전국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

직장인 이모(30) 씨는 “지방으로 발령 나 집을 알아보는 동안 단기간 있을 거처를 마련하지 못해 잠시 고시원에 들어가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단기 임대 플랫폼을 알게 됐다”며 “사회초년생의 경우 전셋값을 마련하기 어려운데 주세방을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월세 계약으로 전환해 보증금 액수를 최대한 낮추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월세(준월세·준전세 포함) 거래는 9만4926건으로 전년(8만2642건) 대비 14.9% 증가했다. 특히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하면서 월세 거래량 비중이 40.1%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월세 거래가 늘다 보니 최근에는 주세, 연(年)세 같은 다양한 임대차 계약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삼삼엠투 관계자는 “지난해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800%가량 늘었다”며 “임차인의 경우 주거비 부담이 적고, 임대인 입장에서는 공실률을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주거의 형태가 다양해진 점도 작용했다. 워케이션(Workation)이 일상화되면서 공간 활용이 입체적으로 바뀌었고 한 지역에서 오래 머무는 ‘한 달 살기’ 등이 유행하면서 △리브애니웨어 △미스터 맨션 △여기어때 등 단기 임대를 활용한 플랫폼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세 등 월세화 현상이 가속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단기간 살이가 늘어난 제주에선 주택 임대료가 올라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월급을 모아 내 집을 장만하기까지 기간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박미선 국토연구원 주거정책연구센터장은 “고금리로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고 전세 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임대차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수요자들이 월세 시장에 몰리면서 월세가격이 오르면 주거비 과부담을 겪게 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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