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미국 자동차 생산기지 건설 붐 일으켜

입력 2023-01-0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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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총 330억 달러 신규 공장 건설 투자 발표
2000년 대비 8배 불어나
2026년까지 전기차 부문에 5260억 달러 투입 전망

미국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시대 도래를 위한 준비로 수십 년 만에 가장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배터리 제조 등 관련 분야에서 연방정부의 지출과 지원이 늘어나면서 자동차 산업에 생산거점 건설 붐이 일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시간 비영리단체인 자동차연구센터(CAR)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발표된 자동차 업계의 신규 공장 건설 투자 규모는 약 330억 달러(약 42조 원)에 달했다. 2021년(366억 달러)에 이어 2년 연속 300억 달러 대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2000년(41억3000만 달러)에 비해서는 8배 불어난 규모로 그만큼 자동차 업계에 신규 전기차 관련 투자 붐이 일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배터리는 기존 자동차 산업에는 없었던 분야라는 점에서 신규 생산기지 투자 규모가 늘어나게 된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으로 투자금 사용처를 살펴보면 배터리 제조시설에 대한 투자액은 223억4000만 달러로 완성차 조립 공장(107억1000만 달러)의 두 배가 넘는다.

지난해 의회를 통과해 시행에 들어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 프로젝트 투자 속도를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IRA는 미국 내 배터리 생산에 수백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전기차 구매자에게는 대당 최대 7500달러에 달하는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한다. 단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북미(캐나다·멕시코 포함) 또는 우방국에서 만든 배터리 완제품이나 원재료를 사용하는 전기차여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전기차 배터리는 아시아 지역에서 생산되는데, 해외 업체 의존에 따른 공급망 우려와 수송비용 등 때문에 최근 1년간 많은 기업이 배터리 제조 공급망을 미국으로 옮기는데 박차를 가했으며, 앞으로 수년 내에 더 많은 공장이 문을 열 예정이라고 WSJ는 전했다.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2026년까지 전기차 분야에 투입할 예산 규모는 총 5260억 달러에 달한다. 자동차 업계의 이 같은 공격적인 지출 계획은 앞으로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전기차를 선택하는 운전자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는 것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자동차 기업들이 경기침체 우려로 채용을 축소하거나 인원을 감축하는 등 허리띠는 졸라매면서도 전기차 사업에는 오히려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2월 일리노이주 공장 운영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지프 체로키를 만드는 곳으로 직원 1350명이 소속됐었다. 그러면서도 현재 수십억 달러 규모의 배터리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칫 투자를 게을리했다가 뒤처질 수 있다는 공포감마저 있다. 최근 존 롤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뒤처지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포드는 미국 테네시주와 켄터키 등에서 여러 개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2026년까지 전기차 사업에 50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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