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트레이너의 ‘2701호 폭로’ 전말…“경기 전날까지 선수들, 축협 회의 불려 다녀”

입력 2023-01-0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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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안덕수 트레이너 SNS 캡처)
▲(출처=안덕수 트레이너 SNS 캡처)
카타르 월드컵 직후 SNS에서 대한축구협회를 저격했던 안덕수 트레이너의 ‘2701호 폭로’ 전말이 드러났다.

2일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안 트레이너는 협회가 부당한 원칙을 내세워 자신의 고용을 거부하고, 선수들이 사비로 자신을 고용해왔던 것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협회는 AT(Athletic Trainer) 자격증 보유 여부를 내세워 안 트레이너를 채용하지 않았는데, AT 자격증 없이 일하고 있는 트레이너가 협회 내부에 있었다는 사실이 카타르 월드컵 직전인 11월 22일 드러났다는 게 매체 설명이다.

갈등의 발단을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협회는 다양한 단체에서 발급해오던 트레이너 자격증 중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KATA)가 발급하는 AT 자격증만을 인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안 트레이너는 KATA 1기 출신으로 2002년 AT 자격증을 딴 상태였다. 그러나 AT 자격증 이외 자격증만 보유하고 있던 후배들이 한순간에 실업자가 될 위기에 처한 것에 항의하는 의미로 해당 자격증을 갱신하지 않았다.

K리그 연맹은 2017년 AT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트레이너는 개별 심사를 통해 자격을 부여하겠다고 규정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T 자격증을 이유로 협회는 안 트레이너를 고용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그를 사비를 들여 따로 기용했으며 안 트레이너의 케어실이 있는 호텔이나 모텔을 오가며 치료를 받아야 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 줄곧 안 트레이너의 합류를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前) 축구 국가대표는 디스패치와의 인터뷰에서 “안덕수 선생님요? 오직 선수만 생각하는 분이다. 장갑에 땀이 차서 손이 부풀어 올라도 2시간이고 3시간이고 멈추지 않는다”라며 “그러니 선수들이 믿고 따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우루과이와의 1차전을 앞둔 11월 22일 불거졌다. 한 협회 관계자가 협회가 스스로 트레이너 자격증 관련 원칙을 위반했음을 실토한 것이다. 해당 관계자는 안 트레이너의 ‘2701호’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다 “축협에도 (AT) 자격증 없는 트레이너가 있는데…”라고 말했다. 사실상 협회가 안 트레이너를 고용하지 않은 명분이 사라지자, 선수들은 항의를 표했다.

이에 협회는 해당 사실을 인정하고 의무 트레이너 A 팀장은 월드컵 기간 중 그라운드가 아닌 호텔에만 머물도록 조치했다. 이에 더해 월드컵 기간 중 협회 내부 문제 관련해 ‘벤투호’ 선수들은 늦은 시간까지 대회와 전술에 관련한 논의가 아닌 협회 회의에 시간을 쏟아야 했다고 전해진다. 대회에 온전히 집중해야 할 선수들이 의무팀과 협회 관련 내부 갈등까지 신경을 써야 했던 것으로, 한 선수 관계자는 디스패치 인터뷰에서 “새벽 2시까지 2701호 불이 켜져 있었다는 후문이 있다. 일부 선수들이 축협 미팅에 참석하면서 케어 받을 시간을 놓친 거다. 밤 12시에 관리를 시작한 선수도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7일 안 트레이너는 “2701호에선 많은 일이 있었다. 2701호가 왜 생겼는지는 기자님들 연락 주시면 상상을 초월할 상식 밖 일들을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부디 이번 일을 반성하고 개선해야 한국 축구의 미래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안 트레이너가 자신을 채용하지 않은 협회에 불만을 품었다는 추측이 나오자 협회는 “협회가 (트레이너를) 채용하려면 물리치료사 자격증이 필요하다. 이분은 자격증 갱신이 되어있지 않아 협회에서 채용할 수 없었다”며 “작년 관련 분야 채용 공고를 냈을 때도 이분은 지원하지 않았고, 저희로서도 자격증 부분이 해결돼야 채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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