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 1.16%…기관전망치보다 ‘싸늘’

입력 2023-01-0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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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2030 경제·경영전망’ 조사 결과 발표
제약·화장품 '맑음', IT·정유화학·섬유 '한파'
매출ㆍ수출 동반하락 전망
작년보다투자 늘린다는 기업 12.6%뿐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기업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1%대 초반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외 기관들이 내놓은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으로, 기업 현장에서 느끼는 경제 여건이 더 좋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225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기업이 바라본 2023 경제·경영전망’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이 전망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16%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치가 1.5~2.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더 낮은 수준이다.

▲(제공=대한상공회의소)
▲(제공=대한상공회의소)

기업들이 응답한 전망치는 1.0~1.5% 구간이 30.6%로 가장 많았고, 1.5~2.0% 구간은 28.8%, 0.5~1.0% 구간은 15.4%였다. 마이너스 역성장을 전망한 기업이 8.8%였고, 3% 이상을 전망한 기업은 0.4%에 불과했다. 전체 응답 결과의 가중평균값이 1.16%다.

대한상의가 새해 매출 전망치를 상대 비교해 새해 업종별 기상도를 분석한 결과 ‘맑은 업종’은 제약, 화장품, 전기장비 순이었다. ‘한파 업종’은 비금속광물, 섬유, 정유·화학, IT·가전 순이었다.

제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가 이어지고 있고, 화장품은 중국 소비회복 기대감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반면 원자재 비중이 높고 글로벌 수요에 민감한 업종은 부진한 전망을 보였다.

식품, 자동차, 조선, 의료·정밀은 소폭이지만 매출 증가 전망이 나와 ‘약간 맑음’으로 분류됐고, 철강, 기계, 목재·가구는 소폭의 매출 감소 전망이 나와 ‘흐림’으로 분류됐다.

▲(제공=대한상공회의소)
▲(제공=대한상공회의소)

기업들은 올해 매출과 수출이 동반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매출과 수출 실적이 작년과 비교해 어떨 것으로 전망하는지를 묻는 말에 ‘동일 수준’이라고 답한 기업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마이너스’ 구간을 꼽은 기업이 더 많아 가중평균값은 1%대 역성장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 전망의 경우 기업의 33.1%가 ‘동일 수준’을 전망했지만 (-)구간을 꼽은 기업이 34.5%, (+)구간을 꼽은 기업이 32.4%로 가중평균값은 -1.0%로 집계됐다.

수출 전망은 기업의 43.2%가 ‘동일 수준’을 전망했지만, (-)구간을 꼽은 기업이 26.2%, (+)구간을 꼽은 기업이 30.6%로 가중평균값은 -1.3%로 집계됐다.

경영실적 전망이 안 좋은 만큼 기업들의 투자 규모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과 비교해 올해의 투자 계획을 묻는 말에 ‘작년과 동일 수준’이라는 응답이 53.5%로 가장 많았고, ‘작년보다 감소’라는 답변이 33.9%였다. 작년보다 투자를 늘린다는 기업은 12.6%에 그쳤다.

2021년 말에 동일한 방법으로 전국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는 투자를 ‘작년보다 늘려 공격적으로 운영할 전망’이라는 답변이 41.6%였다. 1년 새 29%p(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반대로 ‘작년과 동일하거나 감소한다’는 보수적 답변은 지난해 전망치인 58.4%에서 2023년 전망치인 87.4%로 크게 늘었다.

기업들은 새해 한국 경제를 위협할 리스크 요인으로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현상의 지속과 내수소비 둔화를 가장 우려했다. 기업들이 가장 많이 꼽은 리스크 요인은 ‘고물가·원자재가 지속’(67.3%)이었고 ‘내수경기 침체’(38.2%), ‘고금리 지속’(29.2%), ‘원부자재 수급 불안’(17.8%), ‘고환율 장기화’(16.7%)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리스크 요인을 관리하기 위해 정부가 역점을 두어야 할 과제로 기업들은 ‘경기상황을 고려한 금리정책’(47.2%)과 ‘환율 등 외환시장 안정’(42.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자금조달시장 경색 완화’(32.2%), ‘규제혁신 통한 성장동력 확보’(21.7%), ‘수출 및 기업활동 지원’(21.3%), ‘공급망 안정화’(20.2%) 순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은 코로나의 정상화 과정에서 전 세계 모든 나라가 겪고 있는 문제인 만큼 누가 선제적이고 확실한 대응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경기 회복기의 득실이 달려있다”며 “지금은 민간, 정부, 정치권은 물론 경영계와 노동계 등 한국 경제의 모든 구성원이 경제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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