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3일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외국어고(외고) 존치와 내신 절대평가 확대를 동시에 추진한다면 최악의 조합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이날 서울시교육청에서 신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자사고와 외고 등 존치 방침에 대해 묻는 말에 "내신 절대평가와 결합한다면 부정적 의미의 파괴적 결과들이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고교 전체의 내신 절대평가와 자사고·외고 존치가 같이 이뤄질 경우, 자사고·외고 내신의 불리함이 전혀 없어지면서 자사고·외고의 경쟁률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교육부의) 의도와 상관 없이 자사고·외고에 대한 특단의 강화 정책이 돼 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고교 내신은 현행 1∼9등급제인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성취평가)로 전환된다.
무엇보다 고교 내신 절대평가 전환은 강남·서초·양천구 등 이른바 ‘교육특구’와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쏠림 현상과 고교 서열화 문제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조 교육감은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보완적 혁신 과제’로는 교권보호와 기초학력 제고를 꼽았다.
그는 “교육활동보호 조례가 서울시의회 교육위에 상정되지 못했지만 보완작업, 후속 협의를 통해 추진하겠다”며 기초학력 제고에 대해선 “‘성적에 의한 줄 세우기’를 하지 않아 기초학력이 부실해졌다는 논리는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복합적 요인에 따른 기초학력 부실이 현실이라는 점은 인정하고 코로나 위기는 학습중간층을 취약하게 했으며 기초학력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조 교육감은 초·중·고교생의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250억원을 편성, 학습지원 인력(튜터)을 선발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초등학교 신입생에게는 1명당 5만원의 학교생활 준비물도 지원한다. 조 교육감은 “학습 준비물에 대한 학부모의 심리적·경제적·시간적 부담을 덜고자 한다”며 “학생 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고 지원받을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복지통합지원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라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서울교육 주요업무를 △더 질 높은 학교교육 △더 평등한 출발 △더 따뜻한 공존교육 △더 세계적인 미래교육 △더 건강한 안심교육 등 5대 정책방향에 따라 25개 실천과제와 88개의 세부 실천과제로 설정해 추진한다. 구체적으로는 △교권보호 △기초학력 보장 △교육 격차 해소 △안전 강화 △디지털 전환 등을 추진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