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尹 핵연습' 부인에…정부 “모의훈련·공동실행 다 같은 것”

입력 2023-01-0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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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핵 공동연습 논의"…SCM 합의 이어 '한국형 핵 공유' 쐐기
바이든 "NO"에 혼선…한미 "핵보유국 간의 용어라 부인" 진화
다만 美 "모의훈련"ㆍ대통령실 "공동실행" 용어 차이
대통령실 "모의훈련=공동연습"ㆍ국방부 "SCM 합의상 공동실행"
美, 연합뉴스 통해 "한미 북핵 공동대응 연습, 尹 발언과 일치"

▲지난해 5월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집무실 청사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했다. (대통령실 제공)
▲지난해 5월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집무실 청사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했다. (대통령실 제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국과의 공동 핵 연습’을 부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미국 핵 공동연습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이튿날이라 논란이 일었다. 이에 정부는 미 측이 언급한 ‘모의훈련’, 또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합의에 담긴 ‘공동실행’ 모두 윤 대통령이 거론한 핵 공동연습과 같은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2일자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실효적 확장억제를 위해 미국과 핵에 대한 ‘공동기획·공동연습’ 개념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도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SCM에서 합의했던 북한 핵·미사일 대응 정보공유·협의체계·공동기획 및 공동실행 등 협력 강화의 연장선이라 읽힌다. 당시 ‘한국형 핵 공유’의 시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만큼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이에 쐐기를 박는 의미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 한국과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NO”라고 일축했다. SCM에 이어 한국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사안이 즉각 부인당하자 혼선이 일었다.

한미 양국 모두 해명에 나섰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관계자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말뜻은) 한국은 핵보유국이 아니기 때문에 공동 핵 연습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한미는 정보공유 강화, 비상계획 확대 그리고 궁극적으로 모의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혜 용산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3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로이터 기자가 물은 Joint nuclear exercise(핵전쟁 연습)는 핵보유국들 사이에 가능한 용어”라며 “한미 양국은 북핵 대응을 위해 미국 보유 핵 전력 자산의 운용에 관한 정보의 공유, 공동 기획, 이에 따른 공동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부인한 바는 핵보유국끼리 핵 운용 훈련을 할 경우에 쓰는 용어라는 게 한미 당국의 공통된 설명이지만, 윤 대통령이 밝힌 ‘공동연습’을 두고 서로 다른 용어를 사용했다. 미 측에선 ‘모의훈련’, 대통령실에선 ‘공동실행’을 썼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31일과 1일 각각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600㎜)에 대해 "남조선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탑재까지 가능한 공격형 무기"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초대형 방사포가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전원회의에 '증정'된 행사에 참석,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31일과 1일 각각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600㎜)에 대해 "남조선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탑재까지 가능한 공격형 무기"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초대형 방사포가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전원회의에 '증정'된 행사에 참석,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연합뉴스)

공동실행은 SCM 합의에 사용된 용어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핵 공동연습 발언을 바이든 대통령이 부인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한미는 SCM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키 위한 정보공유, 협의체계, 공동기획 및 공동실행 등 확장억제 분야별 협력을 강화키로 합의한 바 있다”고 답했다.

즉, 윤 대통령이 거론한 공동연습과 SCM 합의상 공동실행은 같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통령실이 이를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미 측이 언급한 모의훈련의 경우 대통령실은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이 거론한 공동연습과 같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지에 “핵 전력을 가지고 실전훈련을 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모의훈련과 공동연습은 똑같은 이야기”라고 밝혔다.

미 측도 우리 정부의 입장에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한미는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일련의 시나리오에 대한 한미 공동의 대응을 모색하는 테이블탑 연습(table-top exercise)도 포함된다”며 “이는 미국과 한국이 기획, 정보공유, 연습, 훈련을 확대할 것이라고 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일치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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