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업계가 2023년 도전과 변화에 직면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을 약속했다.
대한약사회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한약사회관에서 약계 신년하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과 함께 정춘숙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김상희·남인순·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정숙·최영희·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이날 “3년여간 지속한 코로나19가 이제는 정부 차원에서도 본격적으로 출구전략에 속도가 붙는 듯하다”며 “우리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해 안정적인 출구전략을 추진할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국민의 건강을 지켜온 약업계 모든 분께 격려의 박수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2월 24일 공공심야약국 시범사업 예산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며 “국민에게 꼭 필요한 제도라는 부분에서 많은 국회의원이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공감해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 공공심야약국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목전에 두고 있다. 꼭 법제화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비대면 진료 앱에 대해서는 정부의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비대면 조치가 실내마스크마저 해제되는 현재 상황에 더는 유지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며 “급조된 비대면 진료 앱이 성행하고 이를 통한 불법 의료 및 약 전달 행태가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악순환은 결국 국민건강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약업계와 정부·국회가 적극 소통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최 회장은 “코로나19라는 터널을 지나오면서 의약품 전반에 대해 전 국민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고, 의약품 개발 및 생산부터 수출입, 유통, 그리고 환자가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복약지도를 하는 과정까지 의약품 전반에 대해 관장하고 있는 약업계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약업계는 정부, 국회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현안 해결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 현장에서 머리를 맞대고 자주 만나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2022년이 제약바이오산업을 비롯한 약업의 중요성과 존재 이유에 대해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한 해라고 강조했다. 원 회장은 “세계에서 3번째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감기약을 비롯해 기초필수의약품의 생산과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국산 신약 개발을 비롯해 의약품 수출 등에서도 K-파마의 경쟁력과 존재감을 세계 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여러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23년 글로벌 경제위기와 저성장 등 국내외적인 여건을 고려할 때 약업계도 많은 도전과 변화에 직면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반드시 우리 손으로 지키겠다는 약업계의 사명감으로 임한다면 극복하지 않을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연초부터 감기약 증산에 협조한 제약업계, 감기약을 적재적소 유통 판매한 유통업계, 약국의 약사들 모두 감사하다”며 “지난해 약사서비스 확대, 투명한 의약품 유통 확립, 제약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했다. 2023년 복지부는 국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제약바이오산업을 육성해 저출산 고령화 인구구조에 따른 보건의료환경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2차관은 “혁신 신약에 대해 확실한 보상을 하고, 원가 미달로 수급이 원활치 않은 필수의약품에 대해선 약가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며 “국내 제약업계가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신약 개발을 하도록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비대면 진료 등 쟁점에 대해선 의약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겠다. 약업계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새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우수의약품 규제기관 등재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우수의약품 규제기관으로 지정된다면 세계 최초 사례다. 오 처장은 “식약처는 지난해 8월 규제 혁신 과제를 발표했다. 현재 50%의 달성률을 보이며 순항하고 있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지속해서 규제혁신을 이어 나가겠다. 제약바이오계를 단단하게 지원하는 식약처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정치권에서도 약업계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정춘숙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가 서로에 힘이 됐으면 한다”며 “펜데믹 상황에 의약품 수급의 어려움에도 약업계의 도움으로 효과적으로 보건위기에 대응할 수 있었다. 코로나 위기 극복의 주역은 약업계 사람들이다. 2023년 국회에서는 공공심야약국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복지위 내 여야 의원이 약사들의 고충을 알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는 자동차, 반도체에 이어 제약·바이오가 될 것이다. 고충이 있다면 편하게 이야기해달라.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