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M&A 시장, 살아날까?

입력 2009-04-14 14:34 수정 2009-04-1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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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시중 유동성 배경으로 또 한차례 격랑 예상

경기침체로 위축됐던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점차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최근 OB맥주와 현대종합상사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것을 시작으로 이달 말 마무리가 되는 채권단의 재무구조 평가 결과, 일부 대기업의 계열사들이 M&A 시장 문을 두드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4일 금융 및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M&A 시장에서 현대종합상사와 OB맥주 등 알짜 매물이 나오면서 시장에 활력을 주고 있다.

오비맥주에 이어 현대종합상사와 예한울저축은행의 본입찰이 다음 달 6일과 7일 예정돼 있어 본격적인 M&A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현대종합상사는 BNG스틸, 현대중공업, 큐캐피탈파트너스 등이 인수전에 참여해 6일부터 예비실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그동안 경기 침체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대기업들이 자금 마련을 위해 자회산을 매각하는 등 '불황형 M&A시장'이 열리면서 그동안 위축됐단 M&A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생명 매각과 보유 자산 처분 등 다양한 유동성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내 시황 악화로 자산감축을 통해 4조574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기로 했던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서 무리한 M&A로 풋백옵션 등에 발목이 잡힌 대우건설의 재매각 가능성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두산그룹 역시 작년 12월 테크팩, 올해 1월 주류사업 부문을 매각한 데 이어 방위사업 부문인 두산DST 등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인수 등으로 51억 달러가 투입되면서 유동성 확보가 지상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동부그룹은 동부하이텍의 자구계획 이행을 돕기 위해 100% 자회사인 동부메탈 등을 산업은행에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도 대한전선은 스테인리스강 제조업체 대한ST를 매물로 내놨으며 트라이, 한국렌탈 등 자회사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한 M&A 전문가는 "최근 시장에 유동성 자금이 충분한 상황이기 때문에 M&A시장 활성화기 기대된다"며 "특히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소극적 태도를 보이던 기업들이 M&A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국내 M&A 시장의 회복세를 엿볼 수 있는 신호들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지만 낙관만 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 마련이 시급한 기업들의 알짜 매물을 적정 가격에만 살 수 있다면 사는 기업입장에서는 든든한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대우조선해양 매각처럼 경제여건이 변화했지만 이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파는 쪽과 사는 쪽의 간극히 여전히 큰 것이 딜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노동조합과의 마찰 등으로 인해 M&A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오비맥주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벨기에 인베브사는 지난 2월 입찰참가 신청서를 접수하는 등 오비맥주의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나 노조 파업 등의 영향으로 이달 10일로 예정된 본입찰을 연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과도한 요구로 인수자들이 부담을 느껴 매각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유럽 등 주요국의 초저금리 정책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세계 M&A시장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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