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재세 고개들자 시름 깊어진 정유업계

입력 2023-01-04 12:02 수정 2023-01-0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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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된 첫날인 1일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전날보다 소폭 올랐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7.29원 오른 L(리터)당 1천537.99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휘발유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된 첫날인 1일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전날보다 소폭 올랐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7.29원 오른 L(리터)당 1천537.99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정유업계의 4분기 호전망에 따라 횡재세 논의가 고개 들면서 정유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업계의 첫 타자로 현대오일뱅크의 성과급 지급 기준이 나오면서 야권 일각에서 횡재세(초과이윤세)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정유 4사 가운데 가장 먼저 성과급을 밝힌 현대오일뱅크 측의 성과급은 기본급의 1000% 수준이다. 매년 정유업계 4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란 전망이다. 기본급이 비교적 낮아 성과급은 연봉의 50%가 안 되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 4사 중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업체들은 연말 실적이 확정된 뒤에 성과급 기준이 노사 합의로 정해질 전망이다.

정유업계는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야권 일각에서는 가열한 비판이 나왔다. 최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비롯해 이성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유사들을 겨냥한 초과이윤세 관련 법을 발의했다. 용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석유와 가스 가격 상승으로 가정용 전기·가스 요금의 올해 추가 인상이 예정돼있다”며 “대부분 산업과 경제 주체들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그들만의 성과급 잔치가 미담이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용 의원은 횡재세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횡재세 도입은 무산됐지만, 올해는 소수의 횡재가 대다수의 고통과 소외가 되는 불의와 비효율이 시정되는 해가 되기 소망한다”면서 “지난해 말 양경숙 민주당 의원도 횡재세 법안을 발의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민주당에서 논의를 진행한다면 충분히 입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유업계는 항변에 나섰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는 업스트림(땅에서 직접 석유를 캐서 공급)과 다운스트림(원유제품을 사와서 재가공해 휘발유, 경유, 등유, 석유화학 원료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것)으로 구분된다. 해외의 경우 사실상 원가가 없이 채굴비용만 고정돼있는데, 다운스트림 방식인 국내 정유사는 해외의 업스트림과는 수익 구조가 다르다는 것이다. 유가가 올라갈 때 정제마진이 좋아지는 업계 특성상 최근 유가가 떨어진 상황에서 손실이 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1분기, 2분기 호실적으로 인해 연간 단위 이득을 보는 것은 맞지만, 최근에는 유가 하락분만큼 재고평가손해를 보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이득을 보는 만큼 일시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데, 이러한 손해에 대해선 보전해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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