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로서는 고용효과와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큰 건설시장을 외면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 여론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만큼 내수경기 회복에 필수불가결한 산업이 건설업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건설업 채용시장을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리고 건설사 취업문을 돌파하는 열쇠는 무엇일까. 건설취업포털 건설워커(www.worker.co.kr)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유종현 사장을 통해 그 답을 찾아보았다.
◆상반기 채용시즌인데, 건설업 채용시장의 현황은?
구직자들이 체감하는 고용시장은 아직 ‘한겨울’이다. 연초보다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봄’을 말하기는 이르다. 건설사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고 실물경제가 아직 회복이 안 된 상황인데, 채용시장만 봄날일 수는 없다.
건설워커에 등록된 건설사 채용공고는 지난해 9월 8109건으로 정점을 이뤘다가 10월부터 올 2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3월에는 채용이 7061건으로 집계됐는데 영업일수를 감안하면 전월대비 0.6% 증가에 그쳐, 상반기 공채시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건설 구직자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역부족인 것이다.
반면, 구직자들의 신규 이력서 등록 및 수정건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작년 12월 4801건에서 올 1월 5002건으로 늘었고 영업일수가 적었던 2월에도 4928건이 등록됐다. 3월에는 5487건으로 전월대비 11.3% 증가했다.
◆건설업계가‘일자리 나누기’ 운동에 동참을 선언했는데…
일자리 나누기(Job Sharing)는 단기적‘버티기 전략’이며 결코 충분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대형ㆍ중견 건설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 정책에 동참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경기회복이 선행되지 않으면 그 마저도 한계에 봉착할 우려가 크다.
◆건설시장은 언제쯤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나?
전문가들도 견해가 엇갈린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실이 증가한 건설업이 올해 가장 고전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가 하면, 정부가 SOC공사 등 건설부문 투자를 늘리면서 오히려 유망할 수 있다는 희망적 관측도 있다. 그러나 건설경기 침체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건설워커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국내 건설인 절반 이상은 2010년 이후를 회복시기로 보고 있다.
◆건설사들이 원하는 인재는?
한마디로 건설과 통(通)하는 인재가 되어야 한다. 건설업은 기술력을 중시하는 업종이니 자신의 기술력을 증명할 수 있는 직무 자격증을 갖추면 취업에 유리하다. 건축기사, 토목기사, 건설안전기사, 건설재료시험기사 등이 건설사 취업에 유용한 기술자격증이다. 사무직 분야에서도 공인노무사나 회계사 자격증 등이 있으면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건설사들이 앞 다퉈 해외시장 개척에 집중하게 되면서 글로벌 지수가 높은 인재, 즉 해외에서 역량을 발휘해줄 인재에 점차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토익점수보다는 실질적인 영어회화능력이 중요하다. 중국 경제의 부상과 함께 한자능력도 건설사 취업문을 뚫는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건설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뚝심과 인내심, 추진력은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자기소개서는 현장경험, 조직적응력, 적극성 등을 사례위주로 정리, 자신이 건설업에 적합한 인재임을 최대한 어필할 필요가 있으며 면접과정에서도 강한 의지와 투지를 보여줘야 한다.
◆건설구직자들에게 유용한 팁, 조언을 한마디 한다면?
실력 배양도 중요하지만 업계 채용패턴의 변화에도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건설사들은 단타형 수시채용과 비공개채용 등 이른바 '게릴라 채용'의 비중을 더 높일 것이므로 이에 대비한 취업전략을 세워야 한다.
번개처럼 ‘휙’지나가는 단타형 수시채용은 속도전이다. 마감일 전에 채용을 종료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력서검색이나 사내추천 같은 비공개채용의 경우 자칫 모르고 지나칠 가능성이 크다. 온라인 이력서는 수시로 업데이트해 상단에 노출시키고, 주변 인맥을 모두 동원해 숨은 채용정보를 찾아내야 한다.
건설업계의 채용부진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우선 눈높이를 낮춰 실무경력을 쌓은 뒤 이를 징검다리 삼아 자신이 원하는 직장으로 이직을 노리는‘선(先)입사 후(後)이직’도 바람직한 취업전략이 될 수 있다.
◆취업선호도와 시공순위는 어떻게 다른가?
국토해양부가 매년 7월 말경 공시하고 있는 시공능력평가액은 건설사의 업계 순위를 정할 때 기준이 된다. 그런데 구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거듭해 보니 입사선호도가 시공순위와 꼭 일치하지는 않았다. 연봉이나 복리후생 같은 근로조건, 기업이미지, 인지도, 비전, 인재경영 등이 취업선호도의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건설워커가 2002년부터 8년째 발표하고 있는 ‘건설사 취업 인기순위’는 회원들의 직접투표 집계와 구인광고 조회수, 인기검색어, 기업DB 조회수 등 사이트 이용형태 분석자료를 합산해 결과를 내는 ‘월간 건설사 순위차트’다. 종합건설, 전문건설, 엔지니어링, 건축설계, 인테리어 등 총 5개 부문에서 '일하고 싶은 기업'의 순위를 매기며 건설 구직자가 입사희망기업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