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시안에는 5·18뿐 아니라 모든 역사사건 기재 안돼
지난해 4월 시안 토론회서 "성취기준 추후 개발"
野 "4·19와 6월항쟁만 들어간 내용 결정은 尹정부인 것"
이주호 "교과편찬기준 넣겠다"…野 "교육과정 포함시키라"
2월 임시국회 교육위까지 논란 지속될 듯
개정 교육과정에 5·18광주민주화운동이 빠진 것을 두고 용산 대통령실과 교육부가 전임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12월에 제시된 정책연구진의 시안부터 포함돼있지 않았다는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시안에는 5·18뿐 아니라 교육과정에 들어간 4·19혁명과 6월 민주항쟁도 빠져있던 것으로 5일 확인됐다.
5·18이 빠진 문제의 대목은 학습요소와 성취기준 해설이다. 하지만 시안의 경우 성취기준 자체를 구체화하지 않아 역사적 사건 등 특정한 내용이 기재되지 않았다.
본지가 입수한 2021년 11월 24일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보면 민주시민교육에 대해 교과별로 관련 내용요소를 추출하고 성취기준에 반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성취기준 자체를 구체화하지 않았기에 5·18뿐 아니라 개정 교육과정에 최종적으로 담긴 4·19혁명과 6월 민주항쟁 등 역사적 사건들 모두 기재되지 않은 것이다.
문제의 시안이 나온 뒤 지난해 4월 22일에 열린 개정 사회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공개토론회의 자료집에서도 사회 영역 교육과정에 대해 “성취기준 해설,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사항, 교수학습방법 및 평가 등은 추후 연구에서 개발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 나서 이 같은 내용을 근거로 정부 해명에 반박했다.
강 의원은 “개정 교육과정은 지난해 4월 22일에 1차 시안이 발표됐고 이 때 발표된 성취기준이 수정·보완을 거친 이후에야 ‘성취기준 해설’ 같은 세부내용이 만들어졌다. 5·18이 포함되지 않은 걸 확인한 것도 이 때”라며 “(최종 고시된 교육과정에) 4·19와 6월항쟁은 들어가고 5·18만 빠지는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된 건 윤석열 정부 시기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국민 10만여 명 의견과 교원 1만2000여 명 의견을 바탕으로 2021년 11월 총론 주요사항을 발표했지만, 연구진이 마련한 시안이 국민참여소통채널에 처음 공개된 시점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인 지난해 8월”이라고 짚었다.
민주당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과용도서 편찬 준거에 5·18을 반영해 교과서에 기술되도록 하겠다”는 수습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강 의원은 “삭제를 의도한 게 아니었다면, 5·18 정신을 존중한다면 당장 수시개정 해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면 된다”며 “소모적 논쟁보다 진정성 있는 정부의 조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교육과정에 5·18을 포함시킬 때까지 문제제기를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정부가 문재인 정부 탓을 하고 의도한 게 아니라고 궤변을 늘어놓으면서도 교육과정에 5·18을 다시 넣겠다는 말은 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쉽게 끝날 문제가 아니다. 2월 임시국회에서 교육위가 열리면 적극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