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안 왔다' 강력 부인하던 군…野 "국방부장관·경호처장 문책"

입력 2023-01-0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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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주변 진입' 전날 대통령 보고…비행경로 재분석 결과
野, '안보라인→국방부장관·경호처장' 직접 거론하며 문책 촉구

▲2017년 6월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17년 6월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군이 북한 무인기의 용산 비행금지구역 진입을 뒤늦게 시인하자 5일 더불어민주당은 국방부장관과 대통령 경호처장을 문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일 높아지는 군사 긴장감에 안보 의제가 부상하자 야당도 '북한 무인기 사태'를 고리로 총력전에 나선 분위기다.

이날 군 관계자는 "전비태세검열실의 조사 결과 서울에 진입한 적 소형 무인기 1대로 추정되는 항적이 비행금지구역의 북쪽 끝 일부를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 무인기 중 1대가 대통령 경호를 위해 설정한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한 것이다.

앞서 군은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P-73)을 침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야권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다만 이날 군 관계자는 "용산 집무실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점 분명히 밝힌다"고 부연했다.

군의 뒤늦은 시인에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무능한 정부가 펼치는 안보 불안의 끝은 어디인가"라며 "진상을 철저히 밝혀 작전·경호 실패를 거짓으로 덮으려 한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경호처장을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무능한 현재의 안보 라인 전면적 개편이 꼭 필요하다(이재명 대표)"와 같이 구체적인 인사 대상을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국회 국방위 긴급 현안 질의에서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용산까지는 오지 않은 건 확신한다"는 발언한 만큼, 이번 사안은 '허위 보고'라고 규정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분위기다.

국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를 방문해 북한의 무인기 침투 당시 군의 대응을 점검한다. 또 북한 무인기 침투 사태와 용산 대통령실 이전 간 연관성도 계속해서 따져볼 방침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 집무실이 청와대에 있을 때는 대공 방어망이 촘촘하게 구축돼 있었다"며 "그런데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방공 진지가 부적합한 장소에 많이 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졸속 이전이 안보 공백으로 이어졌다는 게 입증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청문회 카드'도 거론했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회의에서 "반드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국정조사에 준하는 청문회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을 추진해 안보 구멍, 경호작전 실패에 책임을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인사 책임부터 청문회까지 총력전에 나선 배경에는 1월 임시국회 소집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해석도 있다. 국민의힘은 이달 검찰 조사를 앞둔 이재명 대표의 '방탄용'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임시국회 소집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이에 야당은 '무인기 사태' 진상규명을 고리로 임시국회 소집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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