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차주 건전성 관리하라" 올해도 무거워진 은행권 어깨

입력 2023-01-0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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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분기까지 누적순익 11.2조
4분기 14조 넘을 듯… 역대 최대
"서민 위한 포용적 금융 필요" 목소리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금리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서민경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취약 차주 지원을 위한 정치권과 당국의 압박 속에서 금융권의 어깨도 무거워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올해도 취약차주 지원을 위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11조228억 원 수준이다. 이는 2020년 연간 순이익(11조5867억 원)에 근접한 것이다. 이 추세라면 4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4조 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사상 최대 규모다.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은행들은 이자 이익을 통해 최고의 실적을 거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은행들이 이자 장사에만 매몰돼 자신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며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서민들을 위한 포용적 금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물론 은행들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취약차주 지원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이고, 올해도 지원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용구 신한은행장은 신년사에서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을 당부했다. 한 행장은 "전 금융권에 걸쳐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건전성 악화와 소상공인, 한계기업의 부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시의적절한 지원책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 행장의 약속대로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인터넷·모바일뱅킹에서 타행 이체·자동이체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 같은 행보에 KB국민은행도 타행 이체 및 자동이체 수수료 면제 검토에 돌입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3일 '2023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바일 앱·인터넷뱅킹 타행 이체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신한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도 타행 이체 수수료 면제를 결정하면 타 은행 역시 해당 수수료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취약차주 전용 모형을 개발해 금융정보가 부족한 취약차주 지원에 나섰다. 기존에는 사회초년생 등 연소득이 낮은 직장인이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으로 평가받았으나 취약차주 전용 모형으로 긍정적인 대안정보(통신·소액결제·자동이체·유통정보 등)를 보유하면 추가 한도를 부여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올해 5월 출시되는 대환대출 플랫폼도 취약차주들을 위해 실질적인 금리 인하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출시되는 대환대출 플랫폼은 은행권을 포함해 저축은행, 카드, 캐피털사 등의 예금·대출 상품을 한눈에 비교·추천해주고 소비자가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또 5대 시중은행은 한시적으로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신용등급 5등급 이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나머지 은행들은 7등급 이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이달부터 최대 1년간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한다.

이번 은행권의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로 취약차주들은 더 낮은 금리의 대출 상품으로 대환하는데 있어서 부담이 덜해졌다. 그동안 일각에선 더 낮은 금리의 대출 상품으로 대환하고 싶어도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어려움을 느껴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도 고금리·고물가로 어려워진 금융 환경에서 취약차주 지원을 위해 은행권에서도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며 "포용적 금융 실천에 앞장서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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