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규제지역 본격 해제…노원은 ‘웃음’, 송파는 ‘울음’

입력 2023-01-0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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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 단지 전경 (박민웅 기자 pmw7001@)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 단지 전경 (박민웅 기자 pmw7001@)

평소에 조용하던 전화기가 규제 완화 소식 직후에 조금씩 울리기 시작했다. 급매 시세를 문의하는 전화를 받았다. 거래량이 일부에서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노원구 상계동 M공인중개 관계자)

거래절벽 현상은 현재 어디나 다 똑같다. 어떤 기준으로 여전히 규제지역으로 남겨놨는지 이해할 수 없다.
(송파구 잠실동 S공인중개 관계자)

5일 본지 취재결과 규제지역 해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도 이번에 해제된 지역과 잔류한 지역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규제지역에서 벗어난 노원구에서는 일부 거래량 회복에 관한 기대감이 불고 있지만, 잔류한 송파구에서는 실망감이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M공인중개 관계자는 “그간 규제가 너무 많이 얽히고설켜 급매뿐만 아니라 모든 물량이 해소되지 않고 있었다”며 “최근 규제 완화 조치가 계속 이뤄지면서 거래량이 일부 늘어날 거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3일 국토교통부는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수도권 전 지역의 부동산 규제지역을 해제하고, 5일 0시부터 본격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세 번째 해제 이후 54일 만에 추가 해제를 결정한 것은 최근 거래절벽 상황이 심화하고 있고, 가격 하락세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대출, 세제, 청약, 거래 등 규제가 완화된다.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등 다주택자 중과세가 사라지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 한도가 늘어나 금융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노원구의 경우 지난해 아파트값이 12.02% 떨어지면서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총 821건으로, 전년(3858건)과 비교하면 79% 급감했다.

이날 규제지역 해제와 더불어 재건축 사업의 첫 단계로 불리는 안전진단 완화 적용도 시작됐다. 노원구는 30년 이상 노후 재건축 단지가 많은 만큼 멈췄던 재건축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상계주공 3단지, 월계시영(미성·미륭·삼호3차) 등은 그간 일정을 미뤘던 정밀 안전진단을 최근 다시 진행하고 있다.

상계주공 3단지 인근 A공인중개 관계자는 “지난달 안전진단 완화 발표 이후 재건축 사업 진행에 관한 기대감이 크다”며 “이번에 규제지역 해제 발표와 함께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했다.

반면 여전히 규제지역으로 묶여있는 지역에서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송파구다. 송파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8% 하락해 함께 규제지역에 잔류한 강남구(-4.28%), 서초구(-2.42%), 용산구(-4.73%)보다 하락폭이 더 크다. 거래량 역시 2021년 2064건에서 지난해 642건으로 69%나 줄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인근 S공인중개 관계자는 “5단지 아파트값은 올해 초와 비교하면 7~8억 원씩 떨어졌다”며 “이쪽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거래가 크게 줄었는데 어떤 기준으로 계속 규제지역으로 남겨뒀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에도 현재 고금리 상황에 추가 인상까지 예상되면서 단기간 시장 분위기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이전 정부에서는 저금리 시장이어서 규제를 했음에도 아파트값이 상승했다”며 “현재 금리가 시장가격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규제 완화로 인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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