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美ㆍ日 ‘낸드 연합’ 쉽지 않을 것…잘하겠다”

입력 2023-01-06 04:40 수정 2023-01-06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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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부회장 'CES 2023' 현장 방문
부스 투어 후 솔리다임 및 고객사 미팅
미일 '낸드 연합' 재개에 대해 신중론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 전시자에 마련된 미팅룸에서 나오고 있다. (강태우 기자 burning@)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 전시자에 마련된 미팅룸에서 나오고 있다. (강태우 기자 burning@)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 합병 재개에 대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일본 정부도 신중한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일 ‘낸드플래시 연합’이 성사될 경우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4위로 떨어지게 돼 사실상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신중하게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ㆍIT 전시회 ‘CES 2023’를 방문한 박 부회장은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합병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저희가 (키옥시아에) 투자한 부분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가 어떤 포지션을 정할지도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냐하면 보통주로 전환하면 SK하이닉스가 40%가 되는 주주인데, 현재 스탠스틸이 3~4년 남았다. 일본 정부가 WD와 같이 갈지 키옥시아 단독으로 가는 시나리오를 택할지가 중요 관전 포인트라고 본다”며 “잘해보겠다”고 답했다.

최근 외신을 통해 WD가 키옥시아와 합병 논의를 재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에선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이 지각변동을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도 미국 WD는 키옥시아와 인수합병 협상을 진행한 바 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업계에선 반도체 호황으로 인해 기업 인수합병(M&A) 몸값이 높아진 데다 각국 반독점 규제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만일 낸드플래시 반도체 세계 2위 업체 일본 키옥시아와 4위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합병 협상이 현실화될 경우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이 1위 삼성전자와 이들 간의 양강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3분기(7~9월) 기준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1.4%로 1위였고 이어 키옥시아(20.6%)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 18.5%) 웨스턴디지털(12.6%) 순이었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합병하면 3분기 기준 점유율 33.2%로 삼성전자를 추월해 1위가 되며 1~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2위가 된다.

메모리 가격 하락, 수요 둔화 등 반도체 한파가 지속함에 따라 메모리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SK하이닉스에는 이미 ‘위기’가 도래한 상태다. 미일 연합이 실제로 이뤄지면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박 부회장은 낸드 가격 하락에 대한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낙관적”이라고 답했다. 반도체 업체들은 낸드 가격 하락 추세가 지속하면서 투자를 줄이고 감산에 나서고 있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말 낸드 최저 가격에서 조금은 더 낮게 올해 에버리지(평균)로 보고 있다”며 “로스가 있을 수 있지만, 얼마만큼 고객들의 투자 마인드가 살아날지가 중요한 만큼 고객과 계속 이야기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시경제도 중요한 부분인데 제가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으로서 그렇게 다운턴(경기 침체)가 길게 가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CES 현장을 찾은 박 부회장은 SK그룹 부스를 돌아본 뒤 그룹 관계자들과 1시간 30분가량 미팅을 진행했다. CES 일정을 마친 뒤 솔리다임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박 부회장은 “솔리다임 사람들도 현재 라스베이거스에 와있고 만나기로 했다”며 “고객 미팅을 많이 하고 있는데 실제 반도체를 많이 사는 클라우드 기업이나 델, HP 등과 같은 서버, 모바일 외에도 AMD, 퀄컴 등 미래를 만들어 갈 고객과도 미팅을 많이 하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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