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가습기용 항균필터 ‘판매금지’ 부당” 주장…법원은 기각

입력 2023-01-0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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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 항균 작용하는 이상, 필터는 가습기 내 세균 억제기능 제품”

환경청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환경부 장관 승인 받아야”
LG전자, ‘가습기용 항균‧소독제제’ 해당성 부정…인용되지 않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LG전자가 판매 금지와 회수 명령이 내려진 가습기용 항균 정수필터에 대해 행정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6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신명희 부장판사)는 LG전자가 한강유역환경청을 상대로 낸 판매 금지 및 회수 명령 취소 청구 소송에서 LG전자 측 청구를 기각했다.

LG전자는 2003년부터 2020년 9월까지 가습기 내 백분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항균 정수필터를 판매했다. 가습기를 사용할 때 수돗물에 있는 미네랄이 증발하면서 하얀 가루가 남는 현상을 백분현상이라고 일컫는다.

한강유역환경청은 해당 필터가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이라고 봤다. 가정ㆍ사무실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화학제품으로 사람이나 환경에 화학물질 노출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제품 중 위해성이 있다고 인정되면 환경부 장관이 지정ㆍ고시하는 제품이다.

‘생활화학 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환경부 장관 승인을 받아야 하고 △제품 명칭 △제조나 수입하는 자 성명(상호), 주소 및 연락처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에 사용된 화학물질에 관해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사항 등을 표시해야 한다.

한강유역환경청은 LG전자가 이를 어기고 필터를 판매했다며 2021년 8월 판매 금지와 회수 명령을 내렸다. LG전자는 같은 해 11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020년 9월 필터 판매를 종료하고 재고도 전량 회수했지만 처분이 부당하다고 여긴 것이다.

LG전자 측은 필터를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이라는 전제로 내린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에서는 해당 필터가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인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선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으로 정하고 있는 ‘가습기용 항균ㆍ소독제제’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항균ㆍ소독제제는 세균이 자라는 것을 막거나 죽이는 성분 또는 물질을 배합하고 가공해 만든 제품이다.

LG전자 측은 필터가 ‘가습기용 항균ㆍ소독제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제품 플라스틱 케이스에 은 성분이 소량 포함돼 있지만 외부 표면 오염방지를 위한 것일 뿐 물에 은 성분을 첨가하거나 용출(溶出)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물에 첨가하여 사용하는 제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플라스틱 케이스가 가습기 내 물과 접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케이스에서 수조 내 물로 은 성분이 용출되지 않는다고 해도 은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케이스에서 항균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일정한 항균작용을 하는 이상 필터는 가습기 내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항균 기능을 하는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가습기용 항균ㆍ소독제제’가 맞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케이스에 항균작용을 하는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고 항균작용 기전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이상 관련 자료를 제출해 위해성 여부를 판단 받고 환경부 장관 승인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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