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어긋난 자존심...미국 백신 지원 계속 '거부'

입력 2023-01-06 16:49 수정 2023-01-0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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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병원이 5일 사람들로 붐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병원이 5일 사람들로 붐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중국이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서방과의 체제 대결에서 밀린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국은 팬데믹 시기, 자국의 엄격한 코로나 대응을 중국식 사회주의의 성공이라고 선전했다. 중국의 무모한 백신 ‘민족주의’가 불필요한 죽음을 낳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새 변이 출현과 경제 타격을 우려해 시진핑 중국 정부에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포함한 지원을 제안했지만 모두 퇴짜를 맞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해외 원조 관련 중국 정부의 민감도를 고려해 간접적으로 백신을 제공하는 방법도 제안했으나 이마저도 거부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작년 12월 대니얼 크리텐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해당 내용을 중국에 제안했으며, 이후 보건당국 관계자들도 지원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은 단호하다. 자국 상황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지원이 필요없다는 것이다. 중국이 지난해 12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갑작스럽게 포기한 이후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망자는 30명에 불과하다. 외부 기관에서 파악한 사망자는 하루 9000명으로 추정된다.

상황이 악화하고 있음에도 시진핑 중국 정부가 미국 백신을 수용하는 건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전략적 갈등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자체 mRNA 개발에 실패했다는 걸 자인하는 셈이라는 이유에서다. 중국산 코로나 백신은 mRNA와 달리 불활성화 백신으로 예방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mRNA 백신에 접근할 길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중국 대형 제약사 상하이푸싱사는 바이오엔테크와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에 대한 라이선스를 갖고 있다. 1억 회분 판매 계획도 세웠지만 중국 당국이 허가를 해주지 않고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인 주드 블라셰트는 “시 주석은 코로나 대응을 중국식 정치의 성공으로 강조해왔는데 이는 외부 백신 접근을 제한한다”며 “코로나가 재앙적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백신 국가주의를 강조하면서 불필요한 죽음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팬데믹 초기 미국에서 수만 명이 코로나로 사망하자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선전하며 미국이 시민의 죽음에 무책임하다고 비난했었다.

중국은 국내 안팎의 현실에 눈감은 채 자국산 백신을 홍보하고 통제 가능하다는 점을 역설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의 대변인은 홍콩 대학 연구를 인용해 중국 시노백 백신 3차례 접종의 예방효과가 97%라며 자국산 백신이 효과가 없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중국의 연간 백신 생산량이 70억 회분에 달한다며 “국내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공급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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