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장바구니 보니…돌아온 외인 반도체·은행 담고, 개인 2차전지·방산 담고

입력 2023-01-08 10:00 수정 2023-01-1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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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외국인 1조2000억원 폭풍쇼핑…삼성전자 5000억 순매수 1위
개인, 삼성SDI·한국항공우주 1·2위…서학개미는 폭락 테슬라 줍줍

▲외국인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외국인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새해 증시 개장 일주일간(2~6일) 외국인과 개인투자자의 장바구니가 서로 다른 포트폴리오로 채워졌다. 돌아온 외국인은 반도체와 은행주를 담았고, 국내 개인투자자는 2차전지와 방산주를 꼽았다. 서학개미는 올해도 테슬라를 순매수 1위 종목으로 택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락 출발했던 코스피지수는 새해 첫날 시초가를 회복하며 6일 2289.97포인트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일주일 새 1조 원 이상 돈을 부으며 지수를 지탱했다. 12월 순매도였던 외국인은 1조1700억 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볕 든다…외국인, 삼전·하이닉스 5500억 순매수

외국인이 일주일간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반도체다. 삼성전자를 5010억 원어치 순매수했고, SK하이닉스도 480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삼성전자가 4분기 실적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실적이 부진할수록 메모리 투자축소 필요성이 커져 주가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감소했다. 부진한 실적을 거둔 삼성이 올해 예정된 신규증설 등 투자를 축소하면서 공급 조절에 동참, 메모리 반도체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는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올해 2분기 정점을 찍으면서 하반기부터 D램과 낸드 가격이 상승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과거 메모리 다운사이클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재고 정점을 기록한 시점(2008년 4분기, 2014년 3분기, 2019년 1분기)의 직전 분기부터 주가 반등이 나타났고, 메모리 재고 정점 후 9개월간 25~80%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은행주도 장바구니에 가득 담았다. KB금융(890억 원), 하나금융지주(800억 원), 신한지주(670억 원), 카카오뱅크(480억 원) 등 은행주들이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대거 포함됐다.

은행주들은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에 연초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가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경기 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확대할 방침을 발표한 데 따라 대출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확대된 영향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해 7~8%에 머물렀던 대출성장률이 올해 15%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은행주들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 움직임도 외국인의 순매수를 유도하는 요인이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최근 국내 상장 은행지주 7곳에 주주환원정책 도입을 주요골자로 하는 공개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자본비율 12% 초과분에 대해 주주환원을 하겠다고 화답한 신한지주는 올해 들어 15%가량 급등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에 대해 “2022년 자사주 매입 및 소각 3000억 원에서 보듯이 주주환원율 관점에서 주주환원 확대를 추진 중이며, 총주주환원율은 전년도 25.2%보다는 소폭이나마 상향될 여지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저점 매수 ‘줍줍’…동학개미 2차전지, 서학개미 테슬라 원픽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삼성SDI(970억 원)를 필두로 포스코케미칼(540억 원), LG에너지솔루션(440억 원) 등 2차전지주를 담았다. 미국 전기차 테슬라의 급락에 2차전지주들이 동반약세를 보이자 저점 매수 기회로 삼고 순매수했다. 2차전지주들의 12월 한 달 주가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중국 업체들이 2.3% 하락한 반면, 국내 업체는 20% 하락했다. 이로써 한국 업체의 주가수익비율(P/E) 밸류 값은 29.8배로 크게 줄면서 중국(26.4배)과의 갭이 10% 초반으로 크게 축소됐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의 최근 주가 조정은 좋은 매수 기회로 판단한다”라며 “다양한 우려가 있지만, 전기차(EV)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내년부터 강화되는 중국 신에너지차(NEV) 의무생산 비중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혜택 △유럽의 낮은 기저 등으로 EV 수요 고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개인은 한국항공우주(720억 원), LIG넥스원(530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400억 원) 등 방산주도 집중 순매수했다. 지난해에 이은 폴란드 등 수출 기대감, 남북긴장감 고조 속에서 올해도 방산주의 성장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리사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이 확대됐다. 대량 생산에 강점을 지난 한국 업체들은 유럽국가들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한편, 테슬라는 올해도 서학개미 순매수 1위에 올랐다. 국내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테슬라를 2000억 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테슬라는 최근 인도량 쇼크와 주문 감소 사태 등의 악재 속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에는 15.8% 급락했다가 웨드부시 증권이 “테슬라 주가가 과매도된 상태”라고 지적하자 다음 날 반발 매수로 5% 급등하기도 했다.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CEO도 “테슬라가 5년 안에 15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주가가 폭락한 3일에도 테슬라 주식 약 17만 주를 순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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