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시장, 부활하나…새해 첫 주 발행액 1500억 달러 넘어

입력 2023-01-0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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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상 최대 58억 달러 그린본드 발행
미국선 637억 달러 회사채 발행
지난해 마지막 5주간의 2배 달해
기업·투자자, 연준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
중국선 부동산 개발업체 채권 발행 제한 완화 조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5일 트레이더들이 대화하고 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5일 트레이더들이 대화하고 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 기업과 정부가 자금 조달을 위해 채권시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새해 첫 주 단 4거래일 동안 전 세계에서 1500억 달러(약 189조 원) 이상의 신규 채권이 발행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기간 홍콩 정부가 58억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했고, 크레디트스위스와 멕시코 정부는 각각 43억 달러, 40억 달러를 조달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에선 기업들이 총 637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731억 달러보다 적지만, 이후 미국 기준금리가 제로금리에서 연 4.25~4.50%로 급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변화다. 특히 지난 한 주간 발행량은 지난해 마지막 5주 동안 기록한 총 366억 달러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미국 회사채 매년 첫째 주 발행 현황. 단위 10억 달러. 파랑:투자등급채권 하늘:하이일드채권. 2023년 총 637억 달러.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미국 회사채 매년 첫째 주 발행 현황. 단위 10억 달러. 파랑:투자등급채권 하늘:하이일드채권. 2023년 총 637억 달러.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지난해 무려 16.25% 손실을 기록한 글로벌 채권시장이지만, 새해 들어 새 출발을 꾀하고 있다. 이는 긴축을 지속하겠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의지에도 기업과 투자자 모두 연내 연준이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 속에 10년물 미 국채 금리도 지난해 10월 4.2%를 웃도는 고점에서 현재 3.5%대까지 내려온 상태다. 기업과 투자자들은 6월에 미국 기준금리가 약 5%로 정점을 찍고 회사채 금리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윌 스미스 매니저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장기간 현 수준에 머문다면 시장에서 더 많은 채권이 발행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는 그저 금리가 낮아진 게 아니라 변동성이 낮아진 것이다. 금리 변동성이 낮아질수록 회사채 발행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딜러들이 현재 미국에서 350억 달러, 유럽에서 300억 유로(약 40조 원) 이상의 채권 발행을 위한 신용평가를 요청하고 있는 만큼 채권 발행 폭주는 다음 주까지 이어갈 공산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킨 3개 ‘레드라인’ 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의 채권 발행도 더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정부는 레드라인 달성을 위한 기한을 6월 30일에서 최소 6개월 연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2020년 △자산 대비 부채비율 한도 70% △자기자본 대비 순 부채 한도 100% △단기차입금 대비 현금비율 1배 이상 등을 레드라인으로 제시하고 부동산 업체의 무분별한 자금 조달을 제한했다.

하지만 헝다그룹이 파산 직전 상황에 부닥치고 다른 기업들에까지 영향을 미치자 당국이 규제 완화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지난해만 140개 넘는 채권에 대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갚지 못한 돈은 500억 달러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약 2년간의 고통 끝에 중국은 주택시장에 관한 태도를 바꾸고 있다”며 “당국은 개발업체들이 얼마큼 레드라인을 충족하는지에 따라 이들에 대한 채권 발행 제한을 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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