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새 3000명 짐 싼다… 급증하는 은행 희망퇴직, 왜?

입력 2023-01-0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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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2200여 명보다 급증
경기·업황 침체 예상, 인생2막 조기준비 등 영향

(이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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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은행권에서 '자발적 희망퇴직'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경기 침체가 시작되면 희망퇴직 조건이 나빠질 수 있는 만큼 가장 좋은 조건으로 인생 2막을 설계하겠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에서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730여 명이 퇴직 의사를 밝혔다.

최종 확정자는 18일 자로 은행을 떠난다. 신청자가 모두 퇴직하면 지난해 1월 674명보다 50명 넘게 늘어나는 셈이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은 1967년생부터 1972년생, 만 50세까지였다. 퇴직자는 특별퇴직금(근무기간 등에 따라 23∼35개월 치의 월평균 급여) 뿐 아니라 학기당 350만원(최대 8학기)의 학자금과 최대 3400만 원의 재취업 지원금, 본인과 배우자의 건강검진, 퇴직 1년 이후 재고용(계약직) 기회 등을 받는다.

신한은행도 지난 2일부터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해 10일 접수를 마감한다. 접수 결과 작년보다 신청자가 급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의 경우 희망퇴직 대상을 확대했다. 지난해의 경우 부지점장 이상만 신청할 수 있었지만, 올해에는 직급과 연령이 부지점장 아래와 만 44세까지 낮췄다.

세부적으로 부지점장 이상 일반직의 경우 1964년 이후 출생자(근속 15년 이상), 4급 이하 일반직·무기 계약직·RS(리테일서비스)직·관리지원계약직의 경우 1978년 이전 출생자(근속 15년 이상)다.

특별퇴직금으로는 출생연도에 따라 최대 36개월 치 월 급여가 지급된다. 비슷한 조건이 제시됐던 2018년, 700여 명이 퇴직했다.

지난해 말 이미 희망퇴직 절차를 마무리한 NH농협은행에서도 대상 연령을 만 40세로 낮추자 2021년(427명)보다 60명 이상 많은 493명이 짐을 쌌다.

작년 12월 19∼27일 신청을 받은 우리은행에서도 직원들이 대거 떠날 것으로 보인다. 신한·농협과 마찬가지로 희망퇴직 신청 대상을 만 40세까지 늘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행권은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약 두 달 만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만 약 3000명 이상이 떠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년 전(2021년 12월∼2022년 1월) 5대 은행에서 직원 2244명(KB국민은행 674명·신한은행 250명·하나은행 478명·우리은행 415명·NH농협 427명)이 퇴직했는데, 올해는 1000명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희망퇴직이 급증한 이유는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함께 직원들의 수요가 겹친 영향이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오프라인 점포 축소 등으로 인력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그에 비해 은행원이 노조를 통해 스스로 희망퇴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희망퇴직 대상을 확대하고, 특별퇴직금, 학자금·재취업 지원 등의 조건도 퇴직러시를 견인했다.

한편, 현재 국내 시중은행의 부지점장급 인력이 희망 퇴직하면 특별퇴직금에 일반퇴직금까지 더해 4억∼5억 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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