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변수' 키우는 윤석열

입력 2023-01-0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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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나경원 사퇴해야 한다는 분위기"
'출산시 대출탕감' 빌미로 나경원 밀어내기
"정부 협의" 반박하자 "반대했다" 재반박
윤심 압박 저항 모양새에 나경원 '스포트라이트'
윤심 좌초 바라는 유승민·안철수 비윤계 '환영'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해 11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공)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해 11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 부위원장에 대한 불신임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오히려 나 부위원장의 당권 도전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 관계자는 9일 본지와 통화에서 “나 부위원장의 공직 사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내부적으로 나올 만큼 나 부위원장이 자중해야 한다고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사퇴를 언급할 만큼 윤 대통령의 나 부위원장 ‘토사구팽’이 노골화된 것이다.

윤 대통령이 나 부위원장을 밀어낸 빌미는 ‘출산 시 대출 탕감’ 정책 아이디어다. 나 부위원장이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해당 정책을 언급한 이튿날 대통령실에서 안상훈 사회수석이 직접 브리핑에 나서 정부 정책기조와 다르다고 부인했다. 이를 두고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 당권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을 밀어주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다.

나 부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실의 입장을 수용하면서도 이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굽히지 않았다. 해당 정책은 나 부위원장이 과거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며 내건 대표공약이기도 하다. 거기다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제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따른 향후 유불리 계산에 함몰돼 이번 사안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당권 도전을 말리는 윤심에 사실상 반기를 들었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출입기자단에 전한 공식입장을 통해 강하게 비판했다. 한 고위관계자는 전날 기자들을 만나 “위원장인 윤 대통령과 전혀 조율되지 않은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건 납득키 어려운 부적절한 처사”라며 “국가 중대사인 인구정책을 총괄하는 부위원장으로서 지극히 부적절한 언행을 계속하고 있다. 대단히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무총리실이 국정 기조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발표를 강행한 것은 행정부의 일원임을 망각한 처사이고, 예산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마저도 극구 반대한 개인 의견을 발표해 국민께 심각한 혼란을 야기했다”며 상세한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이처럼 구체적인 비판에 나선 건 정부부처 간 협의가 진행 중이었다는 나 부위원장과 저출산위의 반박을 일축시키려는 의도다.(관련기사 : [단독] 나경원 ‘출산시 대출탕감’ 진실게임…“정부와 협의”vs“그런 적 없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이 같은 압박은 오히려 나 부위원장을 전당대회의 더 큰 변수로 만들고 있다. 대통령실의 이례적인 비판에 그렇지 않아도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상 지지율이 1위인 나 부위원장에게 관심이 모아져서다. 당장 이날 국민의힘 청년당원 100명은 국회에서 나 부위원장의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비윤계도 환영하고 있다. 결선투표제를 도입한 만큼 지지율이 낮은 친윤 김기현 의원을 확실히 낙선시키려면 지지율이 높은 후보들이 많아질 필요가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일반국민 여론조사상 1위인 유승민 전 의원 측인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 이날 “나 부위원장에게 ‘별의 순간’이 온 것 아닌가”라고 평가했고, 2위 후보인 안철수 의원은 “후보는 많을수록 좋다”며 나 부위원장의 출마를 사실상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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