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시간 정상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금융산업노조(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태스크포스(TF) 회의 일정을 논의 중이다.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도 금융노조와 조만간 만남을 갖고 영업시간 단축 해제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눌 방침이다.
1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이번 주 은행 점포 영업시간 정상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논의에 들어간다. 오는 13일 TF회의 개최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금융노조와 사용자 측은 TF 구성에 합의하고, TF 구성을 위한 의견을 나눠왔다. 당초 지난 5일 첫 회의를 갖고 관련 구체적인 논의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참석자 일정이 맞지 않아 무산됐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여부와 복원 시기,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이 과정에서 영업점 직원들의 노동 강도와 근무 시간 등에 대한 논의도 같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사용자협의회 대표인 김광수 은행연합회장도 금융노조와 다음 주중 만나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에 대한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은행권은 현재 기존 오전 9시~오후 4시였던 영업시간을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까지 앞뒤로 30분씩, 총 1시간을 단축 운영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던 2021년 7월 결정한 사안으로, 지난해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음에도 은행들은 여전히 단축 영업을 유지하고 있다. 단축 논의 당시 기준으로 삼았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지침’이 해제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당시 노사는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방역지침상 사적모임 및 다중이용시설 제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 영업시간 단축 여부에 대해서는 2022년 산별단체교섭에서 논의키로 했다.
하지만 줄어든 은행 영업시간에 고객들의 불편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에서도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국민들의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고 있음에도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이 지속되면서 국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며 "은행 노사 간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영업시간이 하루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난 5일 "(은행영업시간 단축은)코로나19 확산 방지 측면에서 국민과 은행 이용자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면서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정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 영업시간도 정상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국민들의 정서와 기대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 노사간 합의가 필요한데다 '실내 마스크 해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노조는 영업시간 정상화 논의 과정에서 주 4.5일 근무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금융노조는 다음 달 새 집행부 출범까지 앞두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TF를 가동해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당장 결론이 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영업시간 정상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 영업시간 변경뿐 아니라 다양한 대안이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