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모기지 1위’ 웰스파고, 주택사업 대폭 축소…고금리·규제 벽 부딪혀

입력 2023-01-1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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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자금 처분하고 자산관리 등에 집중하기로
“연준이 금리 올리면서부터 장기 수익성에 의문”
소비자대출 보호 나선 당국 규제도 부담으로 작용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에 웰스파고 지점 간판이 보인다. 브래든턴(미국)/AP뉴시스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에 웰스파고 지점 간판이 보인다. 브래든턴(미국)/AP뉴시스
미국 주택담보대출(모기지) 1위 은행 웰스파고가 주택시장에서 손을 떼고 있다. 고금리 부담에 규제 벽까지 부딪히자 주택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기존 사업에 전념한다는 방침이다.

10일(현지시간) 클레버 산토스 웰스파고 소비자 대출 총책임은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후부터 주택사업의 장기적인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며 “우린 모기지사업이 규모와 범위 측면에서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축소 일환으로 웰스파고는 제삼 대출기관으로부터 대출상품을 사들이는 대리은행(correspondent business) 사업도 폐쇄하고 자산 매각을 통해 모기지 포트폴리오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자산관리 고객에 집중하고 소수 대출자를 위한 주택 융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기지는 미국인이 보유한 부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16조5000억 달러(약 2경 원)에 달하는 총 가계 대출 잔액 가운데 모기지만 71%에 달한다. 그동안 웰스파고는 가능한 한 많은 미국인에게 모기지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고 그 결과 2019년 업계 1위 자리에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규제 당국의 감독 강화와 기록적인 벌금 부과도 웰스파고의 전략을 바꾸는데 한몫했다고 짚었다. 최근 10년간 규제 당국은 모기지를 비롯한 소비자 대출 감독을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웰스파고는 2016년 이른바 ‘깡통계좌’ 스캔들에 연루되면서 소비자금융보호국에 30억 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2021년엔 소비자의 모기지 피해 보상에 관한 규정을 개선하라는 지침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통화감독청으로부터 벌금 2억5000만 달러를 내라는 명을 받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웰스파고의 모기지는 21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0% 급감했다. 산토스 총책임 역시 “웰스파고는 2016년 있었던 일과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명확히 알고 있다”며 당국의 제재가 사업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시인했다.

CNBC는 “웰스파고는 이제 투자은행이나 신용카드로 더 많은 수익을 내려 할 것”이라며 “변화의 결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모기지 지분을 처분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나 JP모건체이스와 같은 라이벌들을 더 닮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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